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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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목요일,
월요일 같은 목요일.
목요일 같은 월요일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오늘 내일만 지나면 주말이니까 버티면 되겠다. 어느새 해가 길어져 침실에도 햇살이 드리워졌다. 너무 밝아서 수면 안대를 눈 위에 올려두긴 했지만 이 밝음이, 햇살이 싫지 않은 봄이 와버린 것 같다. 밖을 나가기 전까지는 몰랐던... 바깥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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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80일차.
무리하지 않고 살짝만 몸을 움직이기로 했다. 확실히 왼쪽 발등이 고장이 났는지 털털털 발을 터는 것도, 발목을 퐁퐁 치는 것도 어려웠다. 오늘따라 유난히 발목동작, 서서 지탱하는 동작들이 많다. 찌릿찌릿 아파서 설렁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나를 너무 정성껏 체크해주셨다. 내 몸을 직접 받쳐주시면서까지 정확한 동작을 해내기를 바라셨다.... 아이참. 아프다고 미리 말했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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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요가이모랑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간고등어 정식. 9일 만에 만난 우리는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 소식을 주고받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이모는 왼쪽 무릎에 인대가 늘어나서 운동을 하지 말고 쉬어야 한다고 했다. 이모나 나나 둘 다 청개구리인지, 물리치료를 빼먹고, 기필코 운동을 하고, 통증을 느끼는... 미련한 스타일이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내린 결론은 ‘운동을 시작하길 잘 했다’, ‘체력은 국력이다’, 또 하나가 있었는데.. 기억이 안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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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 줄 알았는데 금세 여름이 왔다.
후끈후끈한 바깥을 피해 집으로 돌아온다. 남은 오후엔 인터넷으로 남해를 검색하고 엄마랑 통화를 했다. 아빠의 어이없는 경험을 전해 듣고, 엄마의 제주도 고사리 무용담을 생생하게 들었다. 어쩌다 보니 저녁 준비를 할 시간이 다됐다. 일단 밥을 안쳐놓고 어버버거리면서 영어공부를 끝낸다. 1분도 채 안 되는 문장을 녹음하기 위해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르겠다. 나는야 NG왕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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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는 삼겹살과 쌈채소.
며칠 전에 사놓은 삼겹살을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쌈장과 청양고추, 쌈배추, 깻잎을 꺼내놓고 마늘이랑 미나리도 구웠다. 갑자기 고기파티였지만 몰입하면서 먹는 우리. 오늘도 마주 보면서 먹는 저녁은 너무너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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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힐링들.
하루 사이에 쑥쑥 자란 고무나무 새싹이 귀여워 물을 흠뻑 부어줬다. 그리고 밤새 팝콘처럼 퐁퐁퐁 부풀어 오른 작약 꽃잎. 처음엔 호두 크기만 했던 꽃봉오리가 두 배로 커졌다. 자고 일어나면 활짝 펴서 까꿍할까봐 괜히 기대되는 밤. 이 꽃을 처음 사온 날, 꽃 이름이 뭔지 아냐며 물어봤었다. 작약을 모르는 남편에게 콧소리를 한가득 장착해서 알려준다. ‘작약~~~~~~(자갹)’. 나는 이런 개그가 참 좋다. 흐흐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