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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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수요일,
휴일은 역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랬던가.
결국 라라랜드는 끝까지 못 보고 3시 반쯤에 잠들어 11시가 지나서 눈을 떴다. 우리가 일어났을 때 남편친구들은 이미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배달해준다. 그란데 사이즈에 2샷을 더 추가했더니 정신이 번쩍하는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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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둘은 세차를 하러 떠났다.
아주 편한 복장으로 이것저것 챙기더니 3시쯤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 알고보니 내 부릉이 세차..를 해주는 자비로운 사람들이었다. 그동안 나는 집 정리를 했다. 종류별로 들이킨 맥주캔들이 자랑스럽게 놓아져있다. 그 다음 4월 총 결산하는 글을 쓴다. 글을 잘 쓰는 것보다,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편안해진다. 꽤 오랜 시간을 썼다 지웠다하면서 다듬는 글자들. 오래오래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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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돌아왔다.
흙먼지, 왕먼지로 고생했을 두사람에게 90도 폴더 인사를 했다. 아이코,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비로운 사람들을 데리고 중국집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중화비빔밥 곱빼기, 간짜장 곱빼기, 내사랑 탕수육까지 화려한 해장을 꿈꾸는 우리들. 어제도 탕수육 오늘도 탕수육, 나는야 탕수육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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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둘이 사우나를 하러 떠났다.
집에 혼자 남은 나는 감사일기를 쓰고(다썼지만 날림), 일기 그림을 그리고 영어공부를 했다. 이번 달부터 새로운 책이라 괜히 긴장되고 걱정된다. 멘토님이 올린 걸 보고 따라해봤는데 더 걱정되는 공부. 혼자서 몇 십번을 읽고 외우면서 녹음을 해보는데, 머리 따로 혀 따로 내 맘대로 안된다. 심지어 호흡까지 딸리는 이숭이의 영어공부. 일단 꾸준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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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다시 집으로 왔다.
오자마자 유튜브를 보면서 ‘어벤져스’ 공부를 했다. 마블, 히어로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그 유명한 영화들을 본 적이 없다. 트랜스포머 1편.....정도? 30분가량의 영상을 보면서 알고 가야할 10가지?를 속성으로 머릿속에 넣었다.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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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보러가게 된 ‘어벤져스: 엔드게임’.
혹시 내가 잠들더라도 이해해달라고했고, 그런 나를 위해 팝콘이랑 음료수를 쥐어주는 오빠들. 3시간 영화... 괜찮을까..... 결론은 그럭저럭 잘 보고 나왔다. 요즘 스포일러 금지로 예민한 어벤져스. 그냥... 정신없고 아름다운 영화였다. 나는주부니까 순간 타노스의 요리에 집중을 했고, ‘타노스는 요리를 잘하나보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정신이 없다. 다른 것보다 너구리랑 여자꼬마가 귀엽다는 것도. 이 영화를 처음보는 남편도, 네 번째 보는 남편친구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봤다고 한다. 나는.... 몰라... 두 번보면 다를려나..... 대사나 다시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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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집에 오니 열두시다.
5월 첫 날, 오늘 하루를 정말 알차게 보냈다. 봄과 여름의 중간날씨인 5월도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4월처럼 그렇게 계속 천천히 흘러가기를. 우리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웃고 안아주고 사랑하기를. 안녕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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