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31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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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수요일,
에어컨 만세만세 만만세.
통영에 살 땐 밤에 선풍기도 한 번 틀까 말까 할 정도로 시원했는데.. 매번 놀라게 되는 대구의 날씨, 사람을 지치게 하는 폭염.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집 밖을 잘 안 나간다는 거다. 그래도 일주일 넘게, 이주일 가까이 에어컨을 켜고 지내고 있어 쾌적하게 보내는 중이다. 집 너무 좋아. 시원해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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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오빠의 생일을 양력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음력 생일. 아침 일찍 엄마가 차리신 찰밥과 미역국 사진을 보면서 알아차렸다. 하마터면 그냥 넘어갈 뻔한 오빠의 생일. 부모님의 내리사랑이 이런 걸까. 나는 부모님의 생신을 까먹을지라도 부모님은 우리의 출생일을 잊지 않으신다. 그리고 축하하기 위해 정성껏 밥을 차리셨다. 아기를 품고 이 더운 날에 낳은 엄마와 기른 아빠의 감사함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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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곳곳에 널브러진 짐을 정리했다. 손님이 올 거라서 평소 계획보다 더 빨리 집이 말끔해졌다. 쑥대밭 같던 우리집이 꽤 깨끗하게 변신했다. 테이블 위엔 행사 때 꾸몄던 굿즈들을 꺼내서 다시 차렸다. 간판, 목걸이, 굿즈들을 보면서 오늘도 추억에 젖어드는 과거형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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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뚫고 동네빵집에 다녀왔다.
식빵, 치아바타, 큐브식빵...을 시작으로 브레첼, 까넬블레, 할라피뇨빵... 빵파티를 준비하는 이숭이. 사장님이 주신 아이스커피를 손에 쥐고 집으로 돌아왔다. 낮잠도 잠깐 자면서 시원하고 달콤하게 눈을 붙이는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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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거리에 사는 언니가 우리집에 놀러 왔다.
날도 더운데 선물을 들고 찾아와 줬다. 이내 선물포장을 뜯어보고는 감사인사를 전한다. 오랜만에 내린 커피와 함께 빵파티 시작한다. 행사를 다녀온 소감, 이후의 계획 등 개인적인 인터뷰를 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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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부부가 모여 양꼬치 가게로 출동했다.
3일째 출근도장을 찍고 있는 우리는 매번 다른 메뉴를 시켜 먹었다. 오늘은 양꼬치와 맥주, 냉면. 기분 좋게 먹고 배 빵빵 두드리며 누워있는 지금 이 시간도 참 좋다.(어제도 이렇게 쓴 거 같은데...) 바쁨이 지나고 여유로워진 우리의 7월 마지막 날. 다가오는 8월도 잔잔하게 흘러가 봅시다. 피스.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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