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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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 토요일,
늘어지고 늘어지는 하루.
약속 아니면 하루 종일 굴러다니고 기어 다녔을 것 같다. 내가 잠나라에 허우적거리는 동안 남편은 일어나서 보고 싶었던 영화 ’ 신과 함께 2’를 보고 있었다. 좋아하는 영화 장르가 달라서 시간을 쪼개어 틈틈이 보는 남편. 굿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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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드디어 만났다.
그녀는 내가 대구에 오기 전부터 내 글씨와 그림을 좋아해 주시던 분이었다. 몇 년 전 사진으로만 보던 꼬꼬마는 어느새 어린이가 되었고, 첫 만남에도 대화를 잘 주고받는 넉살 좋은 귀염둥이였다. 그러다 우리가 각자 좋아하고 있었던 동네빵집에서 빵파티를 열었다. 잔잔하게 때론 깔깔거리며 대화를 주고받았는데 3시간이 훌쩍 지났다.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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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집을 비웠을 때 남편은 목공놀이를 끝냈다.
나무를 자르고 다듬더니, 그새 녹초가 되어있다. 그런데 왜 내가 낮잠을 잘까. 한 시간 넘게 쿨쿨 자고 일어나서 야끼소바 컵라면을 호로로록 먹는 두 사람. 이제는 남편이 방에 들어가서 눈을 붙였다. 영어공부도 하고 감사일기를 쓰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평화로울 줄 알았던 우리의 휴가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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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친구들이 놀러 왔다.
동네 사람 마냥 편하게 만나고 편하게 양꼬치 가게로 향했다. 어쩌다 보니 우리는 이번 주에 이 가게에 4번이나 갔다. 종류도 다양하게 골고루 먹었다. 토요일, 여름휴가, 친구들, 양꼬치. 별 걱정 없는 편한 날 우리는 먹고 또 먹고 마시고 또 마셨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본다길래 나는 방으로 들어왔다. 나는 마블영화에 관심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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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기록할 수 있어 감사한 하루.
하루를 돌아보면서 감사일기와 일기를 쓰고, 소소한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한 일에 집중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더 많은 감사한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는 이숭이. 오늘도 잘 먹고 잘 놀고 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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