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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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일요일,
새 나라의 어린이들은 일찍 자야 하는데 그 새벽, 텐트 안에서 웃음 터진 어린이 세 명. 내일 가고 싶은 카페 검색, 강아지랑 고양이 흉내에 심리테스트, 동자승 사진, 웃긴 영상 보면서 숨을 죽여가며 웃는다. 저녁에 마신 커피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토요일이니까 습관처럼 잠을 안 자는 우리들. 결국 두 시를 넘기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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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캠핑은 이런 것이었지.
안 그래도 자기 힘들어하는 가운데 자리에서, 나한테 꼭 붙어 자는 어린이1, 어린이2. 우리집 전기장판이 작기도 했고 새벽에 추워서 몸을 따닥따닥 붙이지 않으면 감기가 걸릴 것만 같았다. 그 와중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면서 힘들어하는 이숭이. 잠은 잤지만 꿈도 너무 많이 꾸고, 공기는 차갑고 너무 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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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과 아주버님표 아침밥.
처음부터 끝까지 베풀어주시는 두 분 덕분에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어제도 오늘도 성공한 냄비밥이 신기한데 밥이랑 숭늉이 맛있다. 다 먹고 나서 또 커피까지 내려주시는 아주버님표 캠핑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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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힘들게 설치했던 텐트를 다 철거했다.
그래서 연박을 하는 걸 알게 됐지만... 캠핑은 보통 에너지, 관심, 희생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젊은이 3명(조카)과 함께 청송 카페로 갔다. 새벽에 고민하고 결정 못했던 카페를 조카들에게 떠넘겼는데 결론적으로는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다. 수영장이 딸린 갤러리같은 카페였는데 조각케이크도 음료랑 커피도 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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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움직였다.
저녁밥은 찜닭을 먹고 조카들이 사는 집 앞에 데려다줬다. 어찌 보면 불편하거나 어색할 수 있는데 다들 성격이 참 좋다. 꽤 빨리 가까워져서 감사한 마음이 든다. 오늘은 카페랑 식당 두 군데밖에 안 갔는데 너무 피곤하다. 잔나비,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등 노래를 들으며 차에서 편하게 쉬면서 집으로 향했다. 누구보다 고생하고 운전하느라 피곤할 남편이 제일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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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자마자 이불 빨래를 하고 짐을 풀었다.
하루 집을 비웠는데 작약 두 송이가 주먹 크기만큼 부풀어 올랐다. 한송이는 정말 작았는데 폭풍 성장해버렸다. 그리고 고무나무 새싹도 더 자라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후다닥 영어공부와 일기를 쓴다. 부리나케 씻고 드러눕는 순간 저절로 느껴지는 ‘역시 집은 최고’. 우리집 만세 만세 만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