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_
_
8월 25일 일요일,
둘 다 밤에 마신 커피 때문에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문을 닫으면 덥고 문을 열면 춥고, 누비이불은 얇고 여름이불은 덥고. 여름 중에서 가장 추웠던 날로 기억하는 날이었다.
.
알람 소리에 일어났다.
지인의 결혼식이 있어 대구미술관 옆에 있는 웨딩홀로 향했다. 바깥 날씨는 더운데 화창한 하늘이랑 동동동 구름이 예쁜 오늘. 부부가 되는 두 사람을 축하하는 동시에 우리가 부부가 되었던 날도 떠올랐다.
.
앞산에 가서 아라리오 사장님을 만났다.
봄날 이후로 쌓인 이야기보따리를 한참 동안 풀었다. 그리고 여름의 끝자락, 선선해지는 어느 가을날에 만나자며 약속을 하고 빠빠이를 했다. 집에 들어가기는 아쉬워, 금토끼에 가서 카페 데이트를 즐겼다. 커피 한 모금에 인테리어 이야기를 하고, 케이크 한 조각에 숙제 같은 거실 조명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는다. 언제 바꿀지는 아무도 모른다.
.
컴백홈.
남편이 사포질을 하는 동안 1시간을 내리 잤다. 저녁엔 ‘스타 이즈 본’ 영화를 보고 갑자기 고양이 그림에 꽂혀서 100마리를 그렸지만... 오늘은 어떤 것도 잘 그려지지 않는 날이라 연필을 내려놓기로 했다. 한 마리의 고양이를 그리기 위해 남편의 미술지도와 피드백이 있었지만... 몸 따로 머리 따로 손따로 노는 이숭이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스트레스. 오늘은 안 그릴래... 내일은 연필요정님, 그림요정님 내게 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