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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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월요일,
아침 6시 10분.
밤이 많이 길어졌는지 아침이 제법 어둡다.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이불을 오랫동안 잡고 싶어 진다. 침대를 벗어나기 힘들어진다. 전기장판이 등장하는 순간 매일 아침 전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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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장의 월요병가를 듣는다.
어젯밤 잠들기 전에 미리 한번 듣고 오늘도 다시 한 번 듣는다. 전업주부도 월요병이 찾아오는 무시무시한 월요일. 한참을 누워있다가 일어났다. 이런 날은 운동도 패스하는 즐거움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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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커피랑 케이크 한 조각.
아이스커피를 좋아하지만 예외로 뜨겁디 뜨거운 걸로 준비를 했다. 천천히 먹고 싶지만 티라미수가 맛있어 그릇이 얼른 비워졌다. 오늘도 입으로 설거지 완료. 오후는 별다른 일 없이 보냈다. 엄마랑 통화, 낙서랑 그림 그리기, 카카오톡 주고받기, 흘러나오는 노래 듣는 동안 금세 저녁을 준비할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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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반쯤에 밥을 안쳤다.
집에 있는 재료를 생각하며 최대한 빠르게 메뉴를 생각해본다. 소고기 미역국, 비엔나소시지 볶음, 무생채와 오징어젓갈. 그리 길지 않은 시간으로 미역을 불리고 국을 끓였다. 쏘야 소스를 있는 감 없는 감 살려서 만들어놓고 소시지랑 신나게 볶았다. 후다다다닥 준비했는데 한 상 차려지는 걸 보니 주부가 됐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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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 15화를 본다.
지난 주말이면 벌써 끝냈을 드라마를 오늘이 되어서야 틀었다. 맥콜 한 잔, 먹태 하나를 맛있게 뜯는 우리. 남편이 맥콜을 컵에 붓는데 나의 몹쓸 몸개그로 시원하게 쏟는다. 그 순간 남편은 미간을 찌푸리고 ‘아~~’ 외마디가 흘러나왔다. 본인도 본인의 반응이 웃겼는지 한참을 웃는다. 이젠... 이런 실수조차 애교로 넘길 수 없는 사이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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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부족했는지 요거트를 하나 꺼냈다.
그것조차 부족한지 몰래몰래 남편 요거트를 한 숟가락씩 떠먹는다. 그때마다 찌릿찌릿. 흐흐흐흐. 반응이 재밌어서 남편을 더 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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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월이 끝나간다.
오늘은 결혼한 지 702일째.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시계와 달력을 보고 있으면 적잖이 당황스럽다. 9월은 마지막이지만 한 주의 시작이기도 한 날.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갈지는 각자의 숙제겠지. 굿나잇,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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