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_
_
10월 10일 목요일,
아, 불쾌지수....
일기 다 쓰고 올렸는데 어디 갔냐...
왜 나는 다시 쓰고 있냐.... 하.
.
내복을 입고 그 위에 잠옷을 걸쳐도 덥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 작은 담요를 두르고 이불을 꽁꽁 싸매고 잠이 든다. 남편은 내가 몇 번이나 이불을 뺏아갔다고 했다. 우리집 이불 도둑 이숭이. 앞으로는 당하지 말고, 참지 말고 나한테서 과감하게 이불을 뺏아가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컨디션이 똑 떨어진 이숭이.
찢어질 듯한 목 통증은 조금 사라졌지만 대신에 목소리 톤이 한 단계 아래로 내려갔다. 아찔한 매력, 중저음의 소유자는 일어나자마자 김이 모락모락나는 물을 들이켰다. 목구멍이 데일 정도의 온도로 고통을 잊혀지게 할 속셈일랑가.
.
오후에는 집 정리를 했다.
빨래랑 이불을 개고 곳곳에 있는 먼지를 빨아들였다. 그러다 갑자기 다림질 타임. 남편 셔츠를 하나 다릴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4개가 모였다. 분무기로 샥샥샥 물을 뿌려가며, 다림판 요령도 없이 주름을 펴간다. 거의 다 끝냈을 때쯤 분무기를 바닥으로 내동댕이 쇼 시작. 여기서부터 꼬인 걸까. 분무기에 물을 채우려다 넘쳐서 물쇼. 바닥을 닦고 나서 잠시 의자에 앉았는데 엉덩이가 축축하다. 이숭이 엉덩이 물쇼. 깨진 줄도 모르고 의자에 올려둔 분무기는 이미 절반 넘게 물을 뿜어 냈다. 나 뭐 하냐.
.
저녁에는 예삐가 우리집으로 온다.
뭘 해 먹을지 고민하다가 카레로 결정! 집 앞 마트에 가서 감자, 소세지, 건전지, 고구마를 사 왔다. 요상한 소리를 내던 도어록 건전지를 바꿨더니 부담스러울 정도로 박력이 넘친다. 5시에 밥을 안치고 재료를 다듬었다. 국은 뭘 할지 고민하다가 메뉴까지 정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패스했다. 밑반찬을 꺼내고 카레 위에 남편이 바삭하게 구운 달걀 후라이랑 소시지를 척! 올리면 맛있는 저녁 한 끼 완성.
.
셋이서 저녁밥을 먹었다.
요즘 입시문화, 수능과 수시, 면접 분위기, 학교 생활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나눴다. 효숭이민박엔 티타임도 빼먹을 수 없지. 오늘도 등장한 우엉차를 앞에 두고 수다를 떨다가 남편은 어느새 목공꿈나무 놀이를 하고 나는 일기를 썼다. (SNS 오류 때문에 다시 쓰는 일기라 기분 안 좋음) 그래도 오늘 하루도 잘 보냈고, 내일은 아트마켓 짐을 좀 꾸려야지. 일단 몸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 것.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