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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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금요일,
내가 좋아하는 금요일.
금요일 시작은 아픔. 어제 목이 아프더니 결국은 심하게 걸렸나 보다. 목이 찢어질 듯 고통스럽고 어지럽고 귀도 아프다. 열도 오르락내리락거려서 주말 일정이 벌써부터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남편은 많이 괜찮아졌다고 한다. 옮겨지고 옮겨가는 감기.. 신기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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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빠졌다.
누워있지만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진다. 금요일은 필라테스라 웬만하면 안 빠지려 하는데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다 좀 괜찮아지면 병원을 갈 생각이었는데 일단은 다녀와야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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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섬주섬 챙기고 나왔다.
15분 정도 걸어 도착한 이비인후과. 사람이 많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미 오전 접수가 마감되고 오후 2시를 예약받고 있다. 대기자 명단에 적어놓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햇살도 뜨겁고 식은땀은 나는데 이 햇살이 싫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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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집에서 누워 있었다.
1시 반쯤에 다시 밖에 나왔다. 아까랑 데자부같지만 흐흐. 예약 1번이라 생각보다 사람이 적은 줄 알았는데 70명이 접수돼 있고 나는 대기 23번. 오메. 이게 가능한가?? 머리 위엔 물음표가 계속 떠있다. 그러다 없는 사람들 이름을 지우고 지워서 꽤 빨리 진료를 보게 됐다. 목감기, 코감기인데 목이 엄청 부었다고 했다. 마스크는 꼭 하고 다니라는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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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불가마.
29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더니 엄청 뜨겁다. 이제 반팔 입어야 할 날씨가 찾아온 듯하다. 15분을 걸어 다시 집에 도착했고 밥을 안쳐놓고 잠을 잤다. 목소리가 나오길래 영어공부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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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는 추어탕, 애호박전, 후라이를 먹는다.
소박한 밥상을 앞에 두고 맛있게 먹는 우리. 나 아프다고 설거지도 해주고 나 아프다고 족욕도 시켜준다. 다정한 남편 만세 만세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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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친구 결혼식이랑 가족여행이 있어서 짐을 챙겨야 하는데.... 눈이 자꾸만 감긴다. 둘 다 드러눕더니 꽤 오랫동안 침대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약발이 도는지 약에 취해 몽롱하게 잠들었다가 깼다가를 반복했다. 그동안 남편은 짐 챙긴다고 왔다리갔다리. 내 눈은 꿈뻑꿈뻑. 남편은 밤 열한 시에 세차를 하러 떠났다. 점점 살 만한지 이 새벽에 짐을 챙기고, 감사일기랑 일기를 쓰는 이숭이. 오늘 하루 참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