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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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엔 꼭 늦게 잔다.
어젯밤에 감기약에 취해서 자다가 결국은 새벽 두 시 넘게 깨어있는 두 사람. 알람 소리를 온몸으로 거부를 하다가 겨우 일으킨다. 친구 결혼식, 가족 여행이 있으니 짐이 또 많아진다. 그렇다. 지난주에도 집을 비우고 이번 주도 비운다. 편안한 보금자리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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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가 되기 전에 출발했다.
1차 목적지는 진주. 대학교 친구가 결혼을 한단다. 첫 등장부터 웃음을 주더니, 끝까지 웃으면서 끝난 결혼식. 얼마나 좋으면 신부가 아버지랑 입장할 때 중간까지 마중 나와서 데리고 들어갈까. 아버지의 뒷모습과 들뜬 신랑의 모습이 동시에 보였다. 잘 웃다가도 툭 터진 신랑의 눈물에 우리 다 웃어버렸다. 신부보다 더 여린 신랑이라니.. 어쨌든 너무너무 축복하고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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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부부랑 함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신다.
오늘은 목이 더 괜찮은지 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선택하는... 또 실수를 범하려는 스타일의 이숭이. 많은 얘기는 못 나눴지만 그래도 얼굴이라도 봤다는 사실에 기쁜 언니와 나. 빠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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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아빠, 오빠를 사천에서 만났다.
2차 목적지는 남해. 봄과 여름 사이의 남해여행도 참 매력있다. 미국마을, 다랭이마을, 해안도로를 따라 돌다가 숙소로 들어오는 코스. 초록초록한 이파리가 천지인 이 곳은 푸르고 넓은 바다가 함께 있어서 아름다웠다. 몇 번 와봤지만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빠의 자발적인 남해 가이드로 귀에 쏙쏙 들리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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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컨셉은 출사.
나는 필름카메라를 들고 하늘을 바다를 땅을 건물을 찍어댔다. 지난번 필름사진 인화가 잘 돼서 조금 덜 쫄보라고 해야 할까. 남편은 폰카메라, 카메라를 번갈아 들며 남해의 추억을 실컷 담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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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끼고 숙소로 들어왔다.
확 트인 푸른 곳을 보니 숨통이 트인다. 통영 바다보다 더 넓어서 더 열심히 둘러보게 된다. 언제 다시 한번 더 여유를 가지고 오고 싶다. 그리고 시작된 고기파티. 엄마가 집에서 챙겨 오고 나도 살짝 들고 온 걸로 한상 가득 차려졌다. 별 일은 아니지만 의미를 붙이면 특별한 오늘을 기념하면서 케이크도 후- 불었다. 잔잔히 잘 흘러간 하루에 감사하고 누구보다 신경 쓰고 고생했을 이서방, 그리고 우리 남편. 다들 잘 자요. (저 닭은 왜 지금 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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