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4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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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 월요일,
알람이 울렸나? 안 울렸나?
꿈을 계속 꾸다가 멈췄을 때 갑자기 눈이 떠졌다. 6시 30분, 그 시각 남편은 이미 일어나서 씻고 있었다. 나는 부랴부랴 부엌으로 가서 간식을 꺼냈고 평소보다 서두른 덕분에 다 챙길 수 있었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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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을 외치면서 남편을 배웅했다.
그러고는 다시 파이팅 넘치게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코감기와 목감기의 중간 단계에 머무르면서 코와 목이 불편하다. 감기를 얼른 떼어내고 싶은데 괜찮아질지 모르겠다. 아이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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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정리를 하고 집안일을 끝냈다.
이불 빨래와 옷 빨래, 청소기를 돌려놓고 간식을 챙겨 먹는다. 그리고 6시쯤 저녁 준비를 하려고 부엌을 어슬렁거렸다. 양산 출장을 다녀온 남편은 녹초녹초왕이 되어 있었다. 지친 남편을 토닥여주고 뜨끈뜨끈한 밥을 차린다. 오늘은 엄마표 밤 찰밥과 밑반찬을 꺼내고 대패삼겹살을 구웠다. 마늘이랑 팽이버섯을 노릇노릇하게 굽고 깻잎쌈에 매실, 쌈장, 묵은지를 올려 야무지게 싸 먹는 우리. 그래 바로 이 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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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을 꺼냈다.
집안에 배여든 고기 냄새, 기름 냄새를 빼려고 초에 불을 붙인다. 제일 효과가 좋은 향은 놔두고 귀여운 캔들을 선택했다. 몇십 분 동안 토독토독 타고 있는 초는 예쁜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여행을 가거나,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때, 분위기를 타고 싶을 때 초를 켠다. 작은 행위 하나에 마음은 위로를 얻고 별 이유 없이 월요일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지친 하루는 이 불빛에 평화를 얻는다. 오늘도 평화롭게, 잔잔하게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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