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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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금요일,
12시간을 넘게 잔 남편.
11시쯤 넘어서 불 끄고 누운 나. 장판 숫자도 더 높이고 따뜻하게 쿨쿨쿨 잤다. 독감주사는 점점 아픈 거였나. 조금만 움직여도 욱신욱신. 왼팔이 아파서 자면서도 힘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래도 시간은 흘렀고 잠도 잘 잤다. 둘 다 알람을 꺼버린 탓에 늦잠을 자버리긴 했지만.. 눈이 똥그래지며 동시에 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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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때문에 운동을 쉬었다.
꼬물꼬물 이불속으로 들어가 잠을 더 잤고, 남편은 결국 링거를 맞으러 갔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조금이라도 아프다 싶으면 병원을 가야 한다고 배웠던 나, 심하게 아프지 않은 이상 약이나 병원을 찾지 않는 남편. 너무나도 다른 우리지만, 그가 오늘 병원을 갔다고 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이제 얼른 나으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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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장을 지키고 있던 핫케이크 가루.
언제든 해 먹으려고 사놨는데 도통 꺼내질 않는다. 결국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생각난 김에 먹기로 했다. 어릴 때 엄마가 만들어 준 핫케이크를 좋아했다. 집안 가득 퍼지는 빵 냄새, 접시 가득 크게 구워진 케이크는 소중한 추억의 맛이랄까. 호기롭게 달걀 두 개랑 우유를 섞어 반죽을 휘이휘이 섞었다. 거품기를 잘못 쥐었더니 반죽이 이리저리 튀는 핫케이크대파티. 다행히 평정심을 되찾고 작은 케이크를 만들었다. 혼자서 20개는 넘게 먹은 것 같다. 헤헤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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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는 ‘시스터 액트’.
아주 유명한 노래, 아주 유명한 영화를 이제야 보다니. 옛날에 만들었는데도 흠잡을 데 없이 재미, 감동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맛깔나게 부르는 우피 골드버그는 매력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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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폰 게임에 빠졌다.
앱스토어에서 동물을 검색했다가 ‘동물온천’을 보자마자 다운받았다. 게임을 못하지만, 붕어빵 타이쿤 같은 컨셉을 좋아해서 금세 적응했다. 온천에 오는 동물 단골손님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팔면 도토리를 준다. 그걸로 온천과 휴게실을 채워가는데. 아이템을 얻으려고 광고 50번은 넘게 본 것 같다. 역시 세상엔 공짜는 없다. 동물은 강아지, 고양이 말고도 오리, 닭, 원숭이 종류가 다양하다. 무엇보다도 그림이 귀엽고, 장사를 못하면 점수를 깎거나 얼굴을 찌푸리지 않아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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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집 근처 식당으로 갔다.
추천받은 청도 레스토랑으로 갈 뻔했지만, 밤에 돌아올 시간이 힘들 것 같아 다음으로 미뤘다. 퇴근하고 만난 남편 얼굴은 많이 괜찮아 보인다. 그러니 청도에 가자고 하고, 외식도 하고, 드라마도 보자고 한다. 일주일을 기다려 ‘동백꽃 필 무렵’ 드라마 17화, 18화 연달아 봤다. 보면서 눈물 찔끔.. 동백이랑 용식이랑 해피엔딩으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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