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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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 일요일,
다들 왜 일찍 자러 가냐..
겨우 핫도그 하나 데워먹고 나서 점점 눈이 감기는 사람들. 핫도그에 뭐 넣었냐.. 불같이 달리고 싶은 토요일 어디 갔나. 코가 삐뚤어지게 마시고 놀 거라던 그 다짐 어디 갔냐. 놀자 놀자 외치던 나는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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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목 통증이 심해졌다.
겨우 자리를 잡고 누웠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숭이. 다시 일어나려고 남편한테 잡아달라고 부탁했지만, 목이 부러질 것 같아서 포기하고 말았다. 민간요법도 찾아보면서 후하후하 심호흡도 했지만 너무너무 아픈 밤이었다. 허리나 목때문에 누워있는 사람들의 고충을 알게 된 나는 바른 수면자세, 바른 자세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됐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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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우리집.
10시가 돼서야 눈을 떴다. 꿀잠을 잔 원투쓰리. 남편은 부랴부랴 챙겨서 결혼식장으로 갔고 미니랑 나는 둘이서 모닝 수다를 떨었다. 더 있다 가라고 붙잡고 싶지만 대구 운전이 처음인 그녀를 위해, 해가 있을 때 보내기로 했다. 밥 한 끼를 차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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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고민하고 고민하던 국은 김치찌개로 결정했다. 밤잡곡밥, 참치김치찌개, 스팸햄구이, 엄마표 밑반찬들로 한상을 차렸다. 맛있게 먹는 미니를 보면서 엄마 미소 짓게 되는 이숭이도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흐름이 끊기면 안 되니까 바로 과일을 꺼낸다. 접시 바닥이 보일 때쯤 남편이 집에 와서 바로 커피까지 코스로 쭉쭉쭉.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부지런히 먹고 실컷 자고 놀았던 일정이 끝났다. 잘 가 미니야. 고마워 미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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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를 하고 세탁기를 돌렸다.
둘이서 과자 하나를 꺼내놓고 ‘동백꽃 필 무렵’ 19화 20화를 연달아 본다. 오매불망 기다려지던 드라마의 엔딩을 보다니. 동백이랑 용식이가 계속 우리 곁에 있을 것만 같은데 보내줘야겠지. 달콤하게 잠도 자고 일어나 다시 드라마를 틀었다. ‘나의 아저씨’ 4화, 후계 사람들이 술집에서 ‘후계 후계 후계 후계 잔을 비우게!!’를 외치는 모습을 보면서 어젯밤 우리가 저랬어야 한다며 괜히 또 아쉬워하는 이숭이였다. 다음에 또 달릴 그 날을 위해 자러 가야지. 부디 내일은 로봇이숭이에서 벗어나기를, 목이 괜찮아지기를..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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