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16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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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목요일,
매일 아침마다 확인하는 오늘의 날씨.
맑음, 그리고 최고기온 31도. 오늘 많이 더울 거라며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남편한테 말했다. 대구 이제 시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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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콕콕거려서 운동을 못 갔다.
요즘 감기 때문에 못 가고 컨디션 안 좋아서 못 가고.. 이번 주 내내 못 갔다... 아이참.. 내일은 꼭 가야지. 코찔찔이로 변신해도, 골골골거려도 운동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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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날씨가 몹시 신경 쓰인다.
반팔티를 입고 무당벌레 부채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최대한 그늘로만 다니려고 노력했지만 햇볕에 노출이 됐다. 금방이라도 땀이 뚝뚝 흐를 것 같은데, 그나마 다행인 건 바람이 좀 분다. 휴. 얼른 지하철역으로 가서 땀을 식히고, 순환버스를 타고 치과로 향한다. 대구 날씨... 적응이 안된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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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에 임시치아를 때웠고, 오늘은 본을 뜨기로 했다.
‘본만 제대로 뜨면 진료가 빨리 끝나겠구나..’ 했는데 본을 세 번이나 떴다. 치약 같은 본뜨는 약을 입에 넣기 전에 양 어금니를 정확하게 누르는 연습도 몇 번이나 했다. 그런데 쫄보 이숭이는 입을 다물면 이가 이상해진다.... 굳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을 쩍- 벌려서 떼는 걸 반복했다. 내 이가 뽑힐 까 봐 두근두근... 똑같은 걸 두 번 하니까... 긴장되고 침이 꼴깍 넘어간다. 선생님 속으로 욕하셨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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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영어공부를 했다. 밀린 거랑 오늘 분량까지 해내려니 시간이 엄청나게 걸린다.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저녁 준비 시작. 원래 계획은 묵은지 김밥과 떡볶이였는데 김밥은 패스. 떡볶이, 어묵 튀김, 잡채만두, 남은 통닭 두 조각까지 꺼내서 야무지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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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겸 농구를 하고 오려다가 그냥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 한 편을 보다 말고 갑자기 우디앨런 ‘로마 위드 러브’로 넘어갔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독특하다. 4개의 일탈 이야기.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지더니 어느새 깔깔거리면서 보고 있는 우리. 얼마 전에 ‘사랑은 너무 복잡해’에서 본 남자 배우가 나와서 오버랩되는 바람에 집중을 못 할 뻔했다. 밤 열한 시 반, 나는 일기를 쓰고 남편은 벽 선반을 만지고 정리까지 끝냈다. 오늘도 브라보 우리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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