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19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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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일요일,
예상시간보다 늦게 일어났다.
알람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면서 왜 맞춰 놓는 건지. 그래도 배탈 난 남편이 괜찮아져서 원래 일정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저녁에 친구 아기 돌잔치가 있어 창원으로 출발. 오늘도 지렁이 젤리 한 봉지를 챙겨서 나서는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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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만나자마자 선물을 준다.
언니엄마가 이서방과 나를 위해 만드신 장아찌랑 멸치볶음. 당신의 자녀들만 챙기기도 바쁘실 텐데 우리까지 신경 써주셨다. 대학생 기숙사 생활할 때부터 딸처럼 예뻐해 주시고, 지금까지 늘 베풀어주시는 엄마, 아빠. 언제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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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금치피자!!!
남편이 예전부터 먹고 싶어 하던 시금치피자를 먹으러 갔다. 파스타, 리조또, 커피까지 왕창 시켜서 또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시금치피자는 말 그대로 시금치 맛이라고 하더니, 부담 없이 먹기 좋다고 했다. 2차로 근처 카페에 가서 또 먹는 세 사람. 나는 또 커피, 언니는 딸기주스, 남편은 자몽주스. 그것도 부족했는지 조각케익까지 깨끗하게 비워버린다. 꽤 자주 만났더니 이제는 많이 편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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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에 갔다.
어여쁘게 한복을 입고 인사를 나누고 있던 친구랑 남편, 귀여운 꼬마숙녀. 이 친구 역시 대학생 때 친해진 사이. 낯선 사회복지학과에서 둘이서 으쌰으쌰해가며 공부랑 과제를 치열하게 해냈던 우리. 그리고 지역은 다르지만 같은 기관에서 일하면서 지내던 우리. 야무지고 싹싹한, 밝은, 착한 내 친구가 어느새 아기 엄마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뿌듯함, 감동, 뭉클함 별별 감정들을 다 느꼈다. 남편의 진심 가득한, 눈물 가득한 멘트까지. 세 사람 지금처럼 행복하게, 예쁘게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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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아이돌 노래를 팡팡 틀었다.
걸그룹을 좋아하는 남편은 손가락 꼬물꼬물, 다리도 까딱까딱, 어깨를 들썩인다. 요즘 노래도, 가사도 거의 모르지만 내적 흥은 최고인 우리는 신나게 흔들어 재꼈더니 어느새 대구에 도착했다. 목공꿈나무는 다시 종이에 도면을 그리고 깊은 고민에 휩싸였다. 부엌 선반이 어떻게 변신할지는 커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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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목공놀이를 하는 동안 나는 영어책을 펼쳤다.
어제 길고 긴 케네디 연설문이 끝나고 이번에는 오바마 대통령을 만날 차례. 15페이지나 되는 장문이지만, 다시 파이팅해서 끝내야지. 내일부터는 진짜 진짜 바쁘게 보내야지. 이숭이 파이팅. 배탈이 또 시작된 남편도 파이팅. 우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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