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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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월요일,
먼데이 파워가 필요한 날.
정신없이 쓰러져 잠들었다가 쑥대머리 이숭이로 변신해서 일어났다. 월요일 아침은 언제나 피곤하지만, 다행히 밤만 지나면 남편의 배탈도 괜찮아졌다. 남편의 컨디션처럼 흐린 월요일의 하늘도 차차 개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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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85일차.
보통은 월요일엔 운동을 가지 않는다. 피곤하니까~~~~. 요가이모랑 약속한 게 있어서 같이 운동을 하러 갔다. 한 주의 시작이라 몸풀기 위주로 돌아가는 요가 수업. 원장님의 파워풀하면서도 꼼꼼한 지도로 땀이 또 주루루룩 흘러내린다. 지난주 금요일 운동으로 풀리지 않은 허벅지가 여전히 부들부들. 비가 내리고 습도가 높으니 땀을 더 많이 내줘야 한다며 힐링이 아닌 스파르타 요가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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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체크카드 배송 기사님과의 카드 밀당으로 몇 번이나 통화를 주고받는다. 오늘은 집에 있을 거라고 했는데 내가 씻는 그 시간에 다녀가신 기사님. 통영에서부터 방황하더니 겨우 내 손에 들어온 소중한 농협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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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에 수건을 개고 영어책을 펼쳤다. 요가 선생님처럼 파워풀한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에 하루하루가 기대되는 오바마 연설문. 오늘도 잘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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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는 누룽지.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고 남편은 배가 아프니까 누룽지나 죽을 먹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계획이랑 현실은 너무나도 달랐다. 차차 갠 하늘이 너무 맑고 깨끗해서 산책을 나가자고 제안하는 남편.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우리는 어묵 두 개씩을 먹었다. 약간 꼬들꼬들하게 덜 익은 어묵을 좋아하지만, 익은 건 익은 것 대로 맛있어서 간장에 푹푹 찍어 먹는다. 그리고 국물까지 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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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여름 사이의 날씨.
동네 곳곳에 핀 장미꽃을 구경하고 발길 닿는 대로 걸었다. 실은 산책이라고 하면서 목적지는 마트 오락실. 마들렌 빵집에 들러 빵 시식을 어마어마하게 먹었다. 이것도 먹어보라며 자꾸 권하는 직원 덕분에 빵도 실컷 먹고 토스트, 크림빵, 소보루빵을 사들고 나온다. 그리고 농구슛슛슛. 오늘 점수 509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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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꼭 잡고 돌아오는 길.
까불랑거리며 아무말대잔치를 벌이는 우리. 요새 우리만의 유행어는 ‘공감해줘~~’. 방법이나 대안, 대책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기분/감정에 맞춰 공감해주기. 서로 잘 안되지만 공감을 갈구하다 보면 어느새 그 순간의 감정에 집중하게 된다. 둘만의 코드, 둘만의 대화법이 쌓이다 보면 쿵짝이 맞아서 좋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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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예스맨’을 봤다.
짐캐리만 알았는데 ‘500일의 썸머’의 썸머(주이 디샤넬)가 나올 줄이야. 이름도 모르는 그녀는 언제 봐도 매력 있고 예뻐서 푹 빠질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내 스타일인가봐. 이 영화에서는 예스가 계속 나온다. 물론 긍정의 기운도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에 예스!가 아니라 내 마음이 우러나올 때, 진심으로 예스를 하는 사람이 되기를. 나를 위한 영화.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던 예스 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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