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1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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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 화요일,
너무너무 피곤한 아침.
가끔 남편보다 늦게 일어날 때가 있는데 그때는 진짜 피곤하다는 증거. 오늘이 그랬다. 겨우 몸을 일으켜 남편 간식을 챙겨준다. 시간이 빠듯하니까 검은콩 우유도 샥샥 젓고, 사과도 재빠르게 슉슉 깎고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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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출근하고 나서 다시 침대로 향했다.
정신없이 잠들었다가 일어난다. 아침에 켜놓은 연주곡 소리가 좋다. 몸속을 채워주는 물 한 잔도 좋다. 조용한 집,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도 좋다. 그냥 이 순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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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놓은 빵을 먹는다.
소보루랑 햄토스트 반개. 이리저리 인터넷 검색을 해가며 자료를 모았다. 내일은 수첩에 체크리스트를 적어봐야지. 할 게 많으니까 지금부터라도 잘 준비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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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한 남편이랑 시부모님댁으로 갔다.
그전에 꽤 진지하게 효소 상담을 받고 나왔다. 2주 정도 진행될 우리 몸의 독소 배출. 밥도 간식도 아무것도 못 먹으니까 오늘, 내일은 파티를 해야만 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뭘 먹을지 고민을 실컷 하다가 마트로 향했다. 다 사먹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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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순대, 왕뚜껑이랑 참깨라면을 사 왔다.
배고픈 욕구를 못 참은 우리는 둘 다 극도의 예민 상태. 집에 가자마자 바로 물을 끓이고 라면을 먹었다. 맥주 한 잔에 분노가 사라지고, 닭강정 하나에 기쁨이 생기고, 순대 하나에 행복을 느끼고, 라면 하나에 평화가 찾아왔다. 지금 당장 이 한 끼도 못 참아서 예민함, 까칠함이 가득한데 2주를 어떻게 버틸랑가 모르겠다. 어쨌든 피스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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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부의 날.
예전에는 기관에서 부부의 날 행사를 진행했었는데 이제는 부부의 자격으로 이 기념일을 즐기는 사람이 되었다. 올해는 별다른 일을 하진 않아도, 부부라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내가 결혼을 하다니, 부부가 되다니, 남편이 있다니.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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