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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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8일 수요일,
이야기도 하고 폰을 가지고 놀다가 스르륵 잠이 들었다.
11시쯤에 불을 껐고 이렇게 일찍 자는 건 오랜만이라며 호들갑도 떨었다. 잠시 깼는데 시계를 들여다보니 1시 50분이다. 많이 잔 것 같은데! 남편도 깼길래 지금 몇 시일 것 같냐며 질문을 했는데 6시라고 했다. 그렇다고 했더니 금세 시무룩해지는 남편. 더 슬퍼지려 하기 전에 두 시도 안됐다고 하니까 신나고 놀라운 표정을 보였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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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자면 뭐하나.
잠 독에 빠진 이숭이는 오늘도 늦잠을 잔다. 아유. 비는 온데간데없이 쨍쨍하다가 흐리기를 반복했다. 모처럼 미세먼지도 없으니 창문도 활-짝 열어두고 세탁기도 돌렸다. 팡팡 빨래를 털어서 건조대에 쭈욱 널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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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도 챙겨 먹고 영화도 본다.
‘스윗 프랑세즈’. 사랑이라는 단어를 말하지 않아도 사랑이 느껴지는 영화.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했던 시기에 독일 장교가 프랑스 ‘뤼실’의 집에서 머물며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다뤘다.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배우의 눈길에 빠지고, 빠지고만 이숭이. 대니쉬 걸에도 나왔었더랬지. 어바웃 타임의 테니스 소녀도 나오고, 천일의 스캔들의 엄마도 나온다. 영화를 보다 보면 여기저기 등장하는 배우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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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는 조밥, 참치마요 비빔밥.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조를 넣은 밥을 짓는다. 시금치 한 단을 사서 무쳤는데 양이 어마어마하다. 며칠 째 시금치가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비빔밥으로 결정. ‘서두르지 말자’고 되뇌면서 속도를 늦췄지만 참치캔을 따다가 손가락을 베였다. 오메. 후다닥 밴드를 붙이고 나서 다시 저녁을 준비했다. 당근을 볶고 김치를 씻어 쫑쫑 썰었다. 양상추, 후라이, 시금치를 올리고 참기름과 고추장을 넣고 신나게 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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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도 좋으니 산책을 가자.
잠깐 누워서 자던 남편이 깰까 봐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외투를 껴입고 밖으로 나왔다. 아파트 분리수거장을 배회하는 고양이를 구경하다가, 하트코 고양이가 생각나서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오늘도 만나지 못한 고양이 안녕. 다음에는 참치 들고 만나자.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우유, 양파, 두부, 알배추를 샀다. 사이좋게 반씩 들고 컴백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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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영화를 보는 우리.
점입가경형 스릴러를 꽤 즐겨보는 편이라, ‘차이나타운’을 틀었다. 말 그대로 점입가경인데 뭔가 아쉽다. 어우. 잠이나 자야지. 모두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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