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_
_
2월 18일 화요일,
아침 겸 점심은 바나나, 사과 3조각, 보리차. 이 정도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던 나를 과소평가했나 보다. 까드득 강정에 찰떡 쿠키, 심지어 왕뚜껑 컵라면까지 먹었다. 후식으로 커피를 마셨다면 아주 죄책감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커피는 참았다며 지금에서야 위안을 삼는 건 뭐람. 오늘의 영화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생각보다 웃음 코드들이 있어서 편하게 봤던 슬픈 영화.
.
왜 이리 피곤한 거지.
식곤증을 이겨내기 힘든 이숭이. 담요에 파묻혀 아주 잠깐만 눈을 붙여야겠다며 소파에 누웠다. 그때부터 녹아버린 나. 광선검 꿈을 꿔가며 달콤하다 못해 푹 퍼져버린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몇 시간을 잔 걸까. 아유.
.
5시 30분쯤에 밥을 안친다.
육수를 내는 동안 콩나물 손질을 한다. 콩나물 대가리나 꼬리를 따는 일은 아주 번거롭고 티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다 끝내고 나면 뿌듯해지는 묘한 그런 느낌이 좋다. 시간이 부족해 먹을 만큼만 씻어서 국을 끓였다. 메뉴는 잡곡밥, 콩나물국, 스팸햄구이, 쌈배추, 묵은지 무침. 오늘따라 라면이 먹고 싶었다던 남편에게 따뜻한 밥을 차려줄 수 있어 좋다. 혹시나 라면이 땡길 땐 미리 연락해주소서? 그게 편하니,,, 아닙니다.
.
후식은 사과랑 딸기.
‘또 오해영’ 8화를 본다. 그러다 잠깐 멈춤을 누르더니 콘칲 한 봉지를 가져오는 남편. 먹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나 보다. 몇 번을 생각하고는 쿨하게 결정했던 남편은 누구보다도 맛있게 과자를 먹는다. 이렇게 경쾌한 소리를 내기 있나.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구에도 떴다.
31번째 확진자는 대구에서 나왔다고 한다. 의심과 확실은 다르다. 이제는 더 조심하고 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 마스크도 몇 개 없는데 사놔야 할 것 같다. 아이참. 아이러니하게도 미세먼지가 없어 다니고 싶게 하는 바깥 날씨. 잠깐 산책을 하려고 나왔다. 안경을 쓰고 마스크를 끼면 입김 때문에 뿌옇게 변해서 좀 불편하긴 하지만, 코랑 입이 따뜻해서 좋은 점도 있다.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마트에 들렀다. 달걀 한 판, 핫케이크 가루랑 쫀디기 두 개를 사들고 집으로 왔다. 발이 닿는 방바닥이 따뜻해서 기분 좋은 지금. 오늘도 굿나잇.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