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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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수요일,
별이 빤짝하던 새벽.
쿵!! 오늘은 남편 팔꿈치가 내 이마를 가격했다. 눈이 번쩍 떠지고 느낌표 여러 개가 떠 다니고 있었다. 남편도 놀라서 내 이마를 감싸고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아이참, 우리 왜 이래? 킥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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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30분에 일어났다.
씻는 동안 보리차를 우려 놓는다. 머리를 팡팡 털면서 거실에 나오면 8시 55분쯤 돼있다. 아침에 남편 간식을 준비할 때 구워놓은 가래떡을 옆에 뒀다. 입이 심심할 때 한 개씩 입에 쏙 넣었더니 맛이 귀엽다. 쫍쫍쫍. 내일 또 구워야지. 쫍쫍쫍. 밥도 챙겨 먹고 영화 ‘죽여주는 여자’를 본다. 보고 나면 제목이 이해가 되고, 윤여정님의 연기에 희로애락이 담겨 있음을 느낀다. 연기가 씁쓸한 연기 같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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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저녁밥을 할 시간이 되었다.
메뉴는 잡곡밥, 콩나물국, 달걀 후라이, 찐만두, 묵은지 무침. 어제 만들었다고 콩나물국이 업그레이드되었다. 더 칼칼하게 청양고추를 썰어 넣고, 육수는 멸치가루를 넣어서 더 진하게 낸다. 후라이는 두 개씩 굽고, 남편이 퇴근할 시간에 맞춰서 만두를 쪘다. 만두 킬러 남편은 집에 오자마자 나를 보며 방방방 뛰고, 만두를 보고 소리를 지른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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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꿈나무 앞으로 온 공구들.
한 달 용돈의 절반 이상을 써버렸다고 하던데. 샌딩 기계의 힘찬 소리에 배시시 웃는 남편을 발견한다. 오일을 바르고 말리는 작업을 하고 내 옆으로 돌아왔다. 딸기랑 곶감을 먹으면서 보는 영화 ‘임금님 사건수첩’. 우리 정봉이 너무너무 귀엽잖아. 오 마이 갓.
하루 사이에 확진자가 늘었다.
무려 15명이나.. 걷잡을 수 없는 불안에 휩싸인 대구. 뉴스 속보를 보자마자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고, 소식을 들은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오고 있다. 걱정된다며, 조심하라고 진심이 담긴 마음이, 문자가, 전화가 고맙고 감사한 밤. 우리 다 조심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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