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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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일 목요일,
남편이 출근하고 나서 다시 눕는다.
눈만 감고 상상의 나래부터, 별별 생각까지 하느라 잠들지 못한다. 이러려고 누운 게 아니라며 애써 생각의 스위치를 껐다. 남편이 회사에 도착했다는 문자는 확인하지도 못한 채 어느새 잠이 들고 말았다. 아주 달콤하게 자고 있을 때 울리는 매정한 알람. 8시 30분이다. 일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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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루틴을 잘 실행해나가고 있다.
3월부터는 더 생산적이고 활동적으로 보내야지. 봄이니까 산뜻하게 운동도 나가야지. 2월은 그냥 잘 지내보자. 보리차랑 함께 먹는 쑥 가래떡 10조각. 오늘도 쫍쫍쫍 오물오물거리며 재미있는 식감, 귀여운 맛을 느낀다. 요거트랑 삶은 달걀은 점심식사 대용으로 배를 채웠다. 영화는 ‘싱글 라이더’. 새삼 제목을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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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잠깐 마트에 다녀왔다.
양배추 반통, 소라과자, 계란과자 2묶음, 육개장 사발면, 사이다 한 병. 이제는 위험 수준이라 너도 나도 다들 마스크를 끼고 다닌다. 외출 후에도, 집에서도 손을 자주 씻어서 손이 까칠까칠할 정도. 어제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오고 있다. 괜히 머리도 지끈거리는 거 같고, 인터넷 기사만 봐도 속이 울렁울렁. 얼른 괜찮아져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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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한 남편은 오자마자 깨끗이 씻었다.
그 시간에 맞춰 주문한 처갓집 통닭. 양념이랑 간장 한 마리씩 시키고, 아까 사 온 양배추를 채 썰어 샐러드를 만들었다. 케찹이랑 마요네즈, 올리브 오일 두 방울, 미숫가루 한 숟가락, 아마씨 조금 올려둔 내 마음대로 샐러드. 드라마 ‘또 오해영’ 9화를 보면서 금요일처럼 보내는 우리. 목공 꿈나무는 아까부터 바쁘다. 오일을 바르고, 이제는 나무에 그림을 그리고 혼자서 동해 번쩍 서해 번쩍. 3일 동안 지끈거리던 두통을 참을 수 없어서 진통제 한 알을 먹고 일기를 쓴다. 몽롱몽롱숭몽롱. 오늘은 일찍 자야지. 일단 나부터, 나 먼저 건강을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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