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6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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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6일 수요일,
알람이 울리지 않았는데 일어나려던 시간에 깼다. 정확하게 6시 45분. 오 신기해! 폰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오후 6시 45분에 맞춰 놨다. 졸린 눈으로 거실에 나왔다. 배랑 삶은 달걀만 통에 담는다. 주먹 두 개 만한 크기의 배를 깎아서 반을 나눴다. 저 배는 남편 배, 요 배는 내 배. 나중에 간식으로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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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가고 나서 다시 잠을 잤다.
내 몸 상태는 월요일처럼 피곤을 느끼고 있었다. 9시까지 벌러덩 누워있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오늘도 어김없이 보리차 등장이요. 구수한 보리차 한 모금에 몸속까지 따뜻해지는 느낌. 아침 겸 점심으로 바나나랑 계란과자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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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 쇼핑에 빠져있다.
당근 마켓뿐만 아니라 쿠팡, 위메프, 티몬 등등. 혹시라도 마스크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여기저기 들어가 보지만, 그 어디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를 하는 곳이 없다. 반면에 가격을 낮춰서 판매하는 곳은 품절 두 글자뿐. 심지어 사이트 접속이 마비가 돼서 접근할 수도 없다. 하. 이게 이렇게 귀한 물건일 줄 누가 알았을까.. 그나마 다행인 건 내일부터 하나로마트나 우체국에서 판매를 한다고 한다. 1인당 5개. 갖고 싶다 마스크. 사고 싶다 마스크. 내일 마스크를 구해보러 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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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20분, 밥을 안쳤다.
메뉴는 대패삼겹살 된장찌개, 달걀 후라이, 시금치 무침, 콩나물 무침. 곤드레밥을 시도하려다가 콩나물을 다듬을 시간이 부족해서 잡곡밥으로 바꿨다. 이젠 나물을 제법 잘 무치는 주부가 되었단 사실에 혼자서 만족스러워했다. 육수를 내고 있는 재료 없는 재료 몽땅 넣어서 된장찌개를 끓인다. 집 된장이랑 시판용 장을 섞었더니 기가 막히게 맛있다. 역시 msg여. 우리 둘 다 맛있다며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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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친구랑 통화를 하는 동안에 환풍기 후드를 청소했다.

내가 생각하는 만큼 기름때가 쫘악 지워지지 않아서 시무룩. 그럼에도 이 밤 좋아하는 노래들, 인터넷 쇼핑, 드라마 ‘또 오해영’ 15화, 감말랭이랑 바나나킥, 그리고 당신이 있는 밤. 세상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어도 이 순간은 행복이어라. PEACE.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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