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4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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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화요일,
일기 쓰기 귀찮은 날.
어김없이 울리는 알람, 사과랑 떡이랑 삶은 달걀과 물 한 잔, 스트레칭 20분, BTS가 아닌 PTS; 감자고시 낙방, 미나리 육개장이랑 찬밥, ‘빨간 머리 앤’ 8화부터 10화; 시즌3 종료, 엄마 아빠의 등산 중 걸려오는 영상통화, 저 멀리 보이는 개나리들, 낮잠 꿈나라 여행, 미친 사건에 작은 목소리를 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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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추어탕과 대패삼겹살.
남은 미나리는 날 것으로 차리고, 남은 부추는 고소하게 무쳤다. 부추 손질이 이렇게 귀찮은 일이었다니. 마늘이랑 팽이버섯이랑 굽는 대패삼겹살, 양배추 샐러드와 깻잎쌈. 통영에서 사 온 추어탕으로 한 끼를 야무지게 먹는다. 남은 막걸리를 꺼내 사이좋게 나눠 마셨다. 볼은 빨갛게 변하고 몸이 느려지는 나무늘보 같은 밤. 막걸리 속으로, 우리 모두 막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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