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7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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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월요일,
아오, 일기 쓰기 귀찮아.
아오, 귀찮아 귀찮아.
속 쓰림이 찾아올 때면 사과를 먹는다. 남편 간식 중에 두 조각은 내 입으로 쇽 넣었다. 청포도를 씻어서 한 스무 개 정도도 담아줬다. 새콤달콤한 하루가 되길 바라며, 각자의 월요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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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꾸러기 이숭이.
알람을 맞추지 않고 누웠던 탓에 10시가 넘어서 깼다. 거실에 나오는 대로 사과를 꺼내서 입에 넣고 오물오물. 내 앞으로 온 귀여운 택배를 뜯고 좋아서 방방 뛰었다. 오늘 점심은 소보루빵이랑 우유 한 잔, 청포도 열 알. 소보루빵이 속은 부드럽고 겉에 덩어리가 커서 좋았다. 속이 차기 시작하면 잠이 쏟아진다. 낮잠을 자다가 엄마 전화에 깼다. 떡진 머리로 영상통화를 하는 꾀죄죄한 이숭이. 엄마는 아빠랑 산책 중이라며, 단팥빵을 드시고 있었다. 사소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건강과 안부를 묻는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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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바깥을 내다보다가 자연스레 고무나무에게 눈길이 갔다. 며칠 전부터 빨간 봉오리가 도드라져 보였는데, 오늘은 연두색 잎을 틔우고 있다. 전에 이파리 두 개가 떨어져서 마음이 아팠는데 오늘은 감동 오백 개였다. 초록 생명이 내게 주는 활력소란. 그 기쁨을 남편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도 냉면 파티를 벌인다. 나는 육전 물냉면, 남편은 코다리 비빔냉면을. 아주 아주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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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고 돌아 잠이 쏟아지는 시간.
오늘은 일찍 자러 가야지. 아우,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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