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1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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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월요일, 체온이 왔다갔다 하는 걸까. 잠들기 전에는 추워서 오돌돌돌 떨다가 막상 잠들면 더워서 이불을 걷어차는 이숭이. 그러다 새벽되면 미련없이 던진 이불을 끌어당기는 이숭이. 가끔 남편에게 미끼를 던지 듯 이불을 던지기도 하는 이숭이였다. 그마저도 고마워 하는 남편이 귀엽기도 하다. . 금방 찾아오는 아침. 주말은 쏜살같이 지나가더니 월요일은 참 더디게만 느껴진다. 남편이 가고 나서 한참을 누워 있었다. 사과랑 참외 한 개씩 깎아 먹고 틈틈이 이온음료도 들이킨다. 의욕이 없는 상태. 무기력한 상태. 무념무상. 다행히도 속은 요동치지 않아서 괜찮은 상태였다. . 저녁시간이 되어 쌀 2인분을 안쳤다. 남편이 만든 오징어덮밥을 먹겠노라고 넙데데한 접시를 두 개 꺼냈다. 배도 좀 고픈 것 같아 꽤 희망적인 상태였는데. 이게 웬걸. 남편이 집에 오자마자 우엑으로 반겼다. 밥을 담고 오징어를 데우는데 나는 성큼성큼 화장실행. 하루종일 괜찮던 속은 남편이 오자마자 존재감을 드러냈다. 몇 숟갈을 뜨고 방울 토마토 두 개, 레몬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었다. . 남편은 아이스크림을 만류했지만 그래도 먹어본다. 아니나 다를까. 어김없이 화장실행. 목도 아프길래, 빨간 덩어리가 보여서 피인 줄 알았다. 가소롭게 먹은 방울 토마토 두 개였다. 한참을 변기랑 씨름을 하고는 대왕 눈물 콧물 범벅이 된 나. 아, 오늘 괜찮았는데 왜 제게 이런 시련을.. 다시 평정심을 되찾고 ‘낭만닥터 김사부’ 11화를 보는 우리. 나무의 존재감을 까먹지 말라는 듯 시시때때로 알려주고 있다. 나무야 고맙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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