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4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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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 목요일, 어제 상대적으로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먹었던 탓에 늦은 밤, 새벽까지도 배가 고프고 쓰렸다. 심지어 울렁거리기까지. ‘둘 중에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며 배를 쓰다듬으며 잠드는 밤. 고통스러운 긴 시간이 지나고 아침이 찾아왔다. 입덧이 그나마 자는 시간을 방해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 남편이 가고 나서 대부분 누워지냈다. 누워서 크래커를 먹고 종종 물을 마시러 나왔다. 그러다 배가 고파졌는지 우유랑 시리얼을 꺼낸다. 현미랑 현미가루가 들어간 건데 고소하고 담백하다. 그런데 왜 죠리퐁이 생각나는걸까. 나는 달달한 게 좋은가 보다. 정신없이 고봉처럼 쌓은 시리얼을 우유에 말아 먹으며 푹푹 떠먹는다. 순간 남편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적게, 자주 먹기’가 잘 안 되는 나는 욕심내서 양껏 먹는다. 당장은 만족스럽게 맛있다. 내일 점심도 시리얼이다. . 누워서 폰을 보고 그러다 앉아서 책을 읽는다. 오늘따라 잔잔한 음악이 생각나 우쿨렐레 연주곡을 틀었다. 일본 빈티지 마켓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콧노래를 불러가며, 나랑 나무에게 기분 좋은 음악을 곁에 둘 수 있어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엄마랑 통화도 하고 늘어져 있다가, 늦은 오후엔 사과랑 오렌지 몇 조각을 먹으며 배를 채운다. . 저녁으로 김밥이랑 라볶이를 주문했다. 우동 국물이랑 만두가 서비스인 김밥집. ‘적게, 자주 먹기’는 깜빡 잊은 채 또 열심히 먹는다. 저녁에 먹는 건 대부분 화장실로 보내는데 미래 일은 나중에 생각하는 스타일. 일단 먹고 본다. ‘낭만닥터 김사부’ 13화, 14화를 보면서 제대로 저녁을 즐기는 두 사람. 산책을 나가려던 찰나, 물까지 가득 마셔서 굳이 만복 상태를 유지했더니 신호가 왔다. 오늘도 빼먹지 않는 화장실행. 김밥, 라볶이 잘 가라. 잠시나마 행복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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