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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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 금요일,
고등학생 수학시간으로 돌아간 날.
현실적이게도 나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더랬지. 선생님이 나 그만 자라고 깨웠던 꿈, 그러거나 말거나 옆에서 문제를 열심히 풀던 그 짝꿍은 바로 남편. 수학시간 꿈이지만 아찔했고, 남편이 내 꿈에 나와서 좋았다. 하루를 기분좋게 시작 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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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물 한 잔, 사과 몇 조각, 그리고 유산균 음료 한 병을 마신다. 그 후로 속이 좋지 않았는데 결국은 아침부터 화장실행이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변기를 붙잡은 적이 없었는데.. 역시 속이 꽉 찬 상태는 나를 힘들게 했다. 으어으어. 날씨는 왜 이리 흐린지. 점점 밑으로 가라 앉는다. 나 좀 붙잡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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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처럼 우쿨렐레 음악을 틀었다.
하와이에 가 본적은 없어도 하와이를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그러다 자장가 삼아 잠이 들기도 하고 때론 일어나 책장을 넘기기도 했다. 너무 조용히 보낸 것 같아 일부러 혼잣말을 해본다. ‘내 말은 나무가 듣고있겠지’라는 마음으로. 나무야 음악 좋지, 이 책 내용 좋지? 지금은 뭐해? 자? 깨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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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이랑 떡으로 배를 채웠다.
다행히 시리얼은 입맛에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새 저녁시간. 오늘도 남편이랑 같이 밥을 먹을 수 없다. 폴라포 아이스크림이랑 요거트 하나를 먹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남편은 남은 통닭으로 치킨마요덮밥을 야무지게 만들어 먹는다. 마트에 잠깐 다녀와서, 우리는 ‘낭만닥터 김사부’ 15화~17화까지 이어봤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수술장면들과 뒷 얘기가 궁금해서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배가 고파서 참을 수 없던 나는 아이비를 먹고, 모자라 시리얼을 우유에 타 먹는다. 배부르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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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냉장고를 정리하게 됐다.
부엌을 쉬다 보니 식재료들이 빠르게 소진을 못 하고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아 과감하게 버리기로 했다. 냄새에 민감한 탓에 남편이 행동대장이 되었다. 조금은 텅텅 비어진 냉장고, 제 자리를 찾아간 재활용 쓰레기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홀가분한 기분으로 금요일을 마무리 해야지.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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