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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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토요일,
늦잠 자는 토요일이 좋다.
일주일 중 하루라도 늦잠을 자면 남편의 피로가 조금이라도 풀릴 것만 같았다. 둘이서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는 6월의 시작. 남편은 직장동료 결혼식이 있어 외출 준비를 했다. 10시 반쯤에 효소 한 병을 챙기고 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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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 디톡스 D+10.
어제랑 오늘은 몸에 별 차이를 못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단식은 계속된다. 마음은 며칠 좀 더 하고 싶지만 내일까지만 하고 보충식을 해볼까 생각 중이다. 내가 날짜를 늘릴수록 우리의 제대로 된 식사가 늦어지니까 조율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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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도 영어공부는 계속해야지.
오늘내일이면 오바마 연설문도 끝이다. 오예. 생각보다 빨리 끝날 줄 알았는데 혀가 꼬이고 숨이 부족하고 입이 꼬여서 또 한 시간이나 앉아 있었다. 그래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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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랑 영화 ‘목격자’를 봤다.
요즘 스릴러 영화에 재미들인 우리. 집값이 떨어질까 봐 살인 현장을 목격해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 현실에 씁쓸함을 느꼈다. 이런 상황이라면 남편은 어떻게 할 건지 물어봤지만 쉽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도 그럴 것 같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나는 낮잠을 즐겼고 목공꿈나무는 나무를 뚝딱거리기 시작했다. 며칠 전부터 설계도를 그리고 머리를 싸매더니, 오늘은 뚝딱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뭐가 잘 안되는지 다시 손을 본다고 했다. 결국은 멋지게 완성! 수납 선반 4층짜리가 갑자기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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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위한 저녁 준비.
남편이 좋아하는 비름나물을 무치고 미역국을 끓였다. 미역국에 콩고기를 넣어 좀 더 푸짐하게 보이도록 했다. 그리고 샐러드 채소, 오이, 매실장아찌 무침을 차린다. 오독오독 풀을 먹는 모습이 토끼 같다. 드레싱도 없는 샐러드가 맛이 없다길래 쌈장이랑 같이 먹으라고 했더니 한결 괜찮아졌다고 했다. 나는 밥이 먹고 싶다... 돌솥비빔밥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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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숭이네 시네마 오픈.
영화 ‘어바웃 어 보이’를 봤다. 휴그랜트가 아주 젊었던 모습, 그리고 꼬마랑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도 재미있었다. 모든 인간은 섬이 아니다. 외로운 듯해도 조금씩은 연결되어 있는 관계가 사람 사는 세상 아닐까. 캐롤도 살짝 나오고 담백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5월 정산 글을 쓰면서 지나간 기억, 기록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있어서 좋다. 6월도 차곡차곡 잘 쌓아나가야지. 늘 첫 시작은 다짐으로 빽빽이. 5월 안녕, 6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