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_
_
6월 2일 일요일,
효소 디톡스 D+11.
효소로 시작하고 효소로 끝나는 하루.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과 효소를 들이켰다. 어제 꿈에서는 또 비엔나 소세지가 나왔는데, 두 개정도 집어 먹고 봉지째로 들고 오고 싶었는데 상황 때문에 챙길 수가 없었다. 꿈에서도 왜 먹지를 못하니... 남편은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러 가야 해서 누룽지 한 그릇을 비우고 밖을 나간다. 나는 잉여롭고 여유롭고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오바마 연설문도 드디어 끝. 참 길고 길었다!!!
.
남편이 생각보다 일찍 집에 왔다.
효소를 사이좋게 마시면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본다. 임수정 톡톡 쏘는 연기에 둘 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류승룡 연기에 풋! 하고 웃는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다시 널널해진 우리.
.
남편은 선반을 마저 고치고 혼자서 마블 영화를 보고 있었다.
나는 드러누워서 책을 보다가 잠깐 잠이 들었다. 이번엔 구운 고등어가 나와서 짭짤한 살코기를 뜯어먹으려는데 빈약한 고기였다. 그래서 또 제대로 못 먹는 꿈.... 생선 꿈을 꾸다니.....
.
오늘까지 참으려다가 단식을 끝냈다.
남편 먹으라고 차린 저녁상이었지만 나도 옆에서 미역국을 호로록거렸다. 문제는 30번 이상 씹고 삼켜야 하는데 빨리 넘기고 싶어서 힘들었다. 되새김질을 하듯 냠냠냠 씹고 삼키는 이숭이. 물만 마시다가 당근, 나물, 채소, 따뜻한 미역국을 먹으니 확실히 배가 부르고 맛있었다. 아니 맛있는데 맛이 없다.
.
남편이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응답하라 1997’ 1, 2화를 봤다. 뭔가를 볼 때는 과자 먹으면서 집중하는 게 진짜 좋은데.... 나쵸가 너무 땡겨서 내 앞에까지 들고 왔다가 다시 갖다 넣었다. 과자를 참지 못하고 디톡스 중에 먹어버리고 마는 나약한 이숭이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겨우겨우 견뎠다. 디톡스가 끝나면 요요가 금방 올 것만 같다. 먹고 싶은 게 너무 많고 다 먹어버릴 것 같아서 벌써부터 걱정된다. 그래도 이제는 나도 뭔가를 씹을 수 있게 됐다. 오케이!!!! 만세 만세 만만세.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