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3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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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월요일,
효소 디톡스 D+12.
어제 저녁을 먹어서 그런가? 음식물이 들어가서 그런지 배가 더 나온 것 같다. 며칠만 있으면 디톡스도 끝. 어제 엄마랑 통화하다가 몸무게를 쟀는데 4kg 빠져서 00kg라고 했더니, 엄마가 엄청 놀라며 다시 되물으셨다. ‘4킬로 빼서 00이라고???????’. 그 목소리가 생각나서 자주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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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92일 차.
요가이모랑 같이 요가 학원에 갔다. 일찍 도착해서 자리를 잡았는데 어느새 공간이 다 차 버렸다. 이렇게 사람 많은 건 처음 본다. 새로 온 수강생도 여럿 되고, 원장 선생님은 월요일엔 피로가 쌓여 있으니 운동으로 땀을 빼자며 엄청난 강도로 수업을 진행하셨다. 나를 포함해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아고 아고... 허벅지가 고장 났다..
집에 오자마자 씻었다.
아! 앞머리도 싹둑싹둑 잘랐구나. 땀을 씻겨내고 나오니 제법 사람 같아졌다. 늘 그렇듯 세탁기를 돌리고 옷을 개고 집안일을 했다. 고무나무 화분에 물도 시원하게 부어줬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는 초록잎이 대견하고 귀엽다. 더 더워지기 전에 대청소 한 번 시원하게 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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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수납장이 도착했다.
겨울옷을 넣을 공간이 부족해 하나 장만을 했다. 책이 있는 방에 들어가 자리를 잡은 옷장. 필요 없는 겨울옷은 다 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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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는 미역국, 샐러드 채소, 파프리카, 당근, 오이, 취나물 무침. 시금치가 없어서 취나물을 샀다. 손질을 하고 데쳐서 조물조물 무쳤는데 간이 좀 세길래 다른 채소들이랑 같이 먹는다. 이런 식단이면 우리 건강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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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먹으면 뭐하나....
‘응답하라 1997’ 3, 4화를 보는데 입이 심심해졌다. 어제 잘 뿌리친 나쵸가 오늘 또 유혹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봉지를 뜯고 나쵸를 신나게 먹는다. 먹는 순간만큼은 진짜 후회를 하지 않았다. 다만 나는 나쵸에게 져버린 나약한 이숭이였다는 걸.... 디톡스 11일을 잘 버텼는데....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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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가득 차고 배도 불러서 동네 산책을 했다.
길 잃은 강아지, 동네 고양이 구경을 하다 걷다 보니 동네 놀이터가 보인다. 하늘 높이 그네를 타고 정전기가 하늘로 치솟을 정도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왔다. 말도 타고 운동기구도 다 건드려봤다. 아, 더워... 더운 대구의 밤. 이렇게나마 나쵸를 먹은 내 속에게 평화를 빌어 본다. 피스. 피쓰.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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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편의점에 들어가서 컵라면 두 개, 젤리 세 개를 사 왔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요요가 금방 찾아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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