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7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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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일요일, 12시에 잠들어 9시에 일어나다. 오랜만에 내 방으로 들어오는 빛에 눈을 뜨고, 자는 자세가 불편해서 깨고, 꿈을 너무 많이 꿔서 깨버렸다. 꿈은 또 어찌나 무섭고 슬프던지. 자다가 무서워서 남편 손에 내 손을 포개어놓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으으. . 크래커로 속을 달래고 요거트랑 과일 몇 개를 먹었다. 어제 최고의 컨디션 덕분에 오늘도 지속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엄마가 점심을 준비하시면서 풍기는 냄새들에 잠깐 화장실에서 방황을 했지만, 곧 페이스를 되찾았다. 메인요리 전복은 놔두고 생선구이랑 어묵볶음만 파헤친다. 수박까지 먹고 나서야 자리를 일어났다. 어우 배불러. . 오후에는 마실을 나갈 생각이었다. 오랜만에 바다를 볼 겸 드라이브를 가고 싶지만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과 배. 나 혼자 내리 2시간을 자고 나니 오후 3시가 됐다. 그제야 부랴부랴 챙겨 나왔다. 최대한 천천히 먼 거리로 돌아야지. 산 숲 나무 바다를 거쳐 통영 한 바퀴를 씽씽 둘러본다. 반짝이는 바다가 예뻐서, 그냥 이 길이 예뻐서 신이 났던 순간이었다. 우리가 통영에 왔구나. 참 예쁜 곳이야. . 금세 돌아온 저녁밥 시간. 삼시세끼를 먹는 날이 오다니. 외곽지역에 있는 한정식집에 다녀왔다. 산채비빔밥과 20가지가 넘는 반찬들이 나오는 곳. 밥을 먹기 전에 또 잠깐 울렁거리긴 했지만 그 많은 걸 다 먹었다. 생선구이랑 갈치조림, 열무김치, 파전 등등 쉬지 않고 먹는다. 나무랑 나 너무 잘 먹는데? 가게에서 나오는 미스터트롯 방송에 빠진 엄마 아빠. 우리도 이제 미스터트롯 7인을 알게 됐다. . 남편은 짐을 챙겨서 다시 대구로 돌아갔다. 함께 있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 결혼한 뒤로 제일 오래 떨어져 보는 시간이라서 그런지, 2주가 괜히 길게 느껴지는 것 같다. 물론 각자의 시간을 잘 보낼 우리겠지만 당장은 아쉬워서, 가지말라고 붙잡아 보기도 했다. 잘가요 여보. 자유시간을 드릴테니 신나게 즐기십쇼 여보. 곧 만나요 여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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