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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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월요일,
남편없이 시작된 월요일.
제 시간에 일어나 출근하는 남편에게 문자 하나를 보내고 계속 누워 있었다. 흐린 날이라 내 방도 어두컴컴해서 잠자기 좋은 색깔이었다. 9시 반쯤에 일어났더니 왜 이리 일찍 일어냤냐는 엄마의 물음에 괜히 머쓱해지는. 엄마 나 9시간이나 잤덩.. 오늘은 허리가 아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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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렁거려도 속이 괜찮은 것 같다.
하루 첫 음식은 크래커. 그러다 배가 고파졌는지 갓 구운 고구마랑 두유를 먹었다. TV 채널을 돌려도 재미있는 게 없어서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다. 집에 있는 책을 볼 나의 계획과는 달리, 아빠가 방 정리를 너무 깔끔하게 해놓으신 바람에 책이 한 권도 없다. 이 것도 실패. 그냥 누워있어야지. 동화책 영상 하나 그리고 연주음악이 나의 활력소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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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외출한 사이에 완두콩 한 가득, 꿀떡을 사오셨다.
이건 또 먹어봐야겠다 싶어서 꿀떡 여섯 일곱개를 집어 먹었다. 수박도 먹고 오후에는 또 낮잠을. 오랜만에 만난 오빠. 오랜만에 다 모인 네 명이서 저녁밥을 먹는다. 완두콩 찰밥과 미역국, 생선구이랑 반찬들. 오늘도 난 생선구이랑 매콤한 어묵볶음에 집중을 했다. 광주 출장을 다녀온 남편은 오늘부터 본격적인 자유시간 시-작. 맛있는 거 많이 많이 잘 챙겨드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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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는 외출을 하셨고 나는 또 TV를 켰다.
아무리 돌려도 볼 게 없어서 도라에몽이랑 짱구를 보다가 스르르 눈이 감긴다. 이건 뭐 신생아의 하루였던가. 먹고 잠자는 게 나의 일상이라니. 전화벨 소리에 깨서 마트에 갔다가 다시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서 텔레비전을 본다. 틈틈이 열리는 냉장고에서 풍겨오는 표고버섯 냄새 때문에 몇 차례 위기를 느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나 하루 잘 보낸거여. 짝짝짝. 또 잘 시간이 왔다. 잠이나 자자 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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