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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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수요일,
어제 잠들기 전에 마지막 퍼포먼스를 끝내고 반 쯤 넋이 나간 모습으로 드러 누웠다. 그렇게 잠든 밤. 입덧은 다행히 잠을 잘 기회를 준다. 입 안이 바싹 마르고 갈증은 있어도 울렁거림이 없다. 꿈은 여러 개를 꾸고 자주 깨지만 금방 잠이 든다. 그럼에도 매일 아침이 되면 ‘감사하다’는 말을 하게 되는 감사한 마음. 오늘은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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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맑은 날씨의 통영이었다.
아빠 엄마는 등산을 가셨고 나는 혼자서 집을 지킨다. 아침 겸 점심으로 먹는 고구마랑 두유. 김밥 1/3 정도만 먹을랬는데 너무 맛있어서 한 줄을 냉큼 먹어버린다. 그새 또 잊은거니. 적게 천천히 자주 먹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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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없을 땐 내가 우리집 폰 박사가 된다.
엄마 아빠 폰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 업데이트나 로그인과 같은 것들을 처리했다. 하지만 나는 기계치였음을. 몇 번을 해봐도 안 되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고 만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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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을 차지해서 리모컨을 붙잡았다.
꽃보다 누나랑 런닝맨을 보고 낮잠을 두 시간이나 잤다. 어둑해질 때쯤 엄마가 나를 깨우셨다. 밥 먹으라고. 며칠 전에 불고기를 잘 먹었던 나를 위해 다시 고기를 양념에 절이고 구워주셨다. 오늘도 빠지지 않는 어묵볶음. 후식은 수박. 엄마밥을 만나면서 입덧이 잘 지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엄마밥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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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아파트 주변을 걸었다.
40분정도 움직였더니 소화가 잘 되는 듯하다. 통영에 있는 동안 이런 시간도 자주 가져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소소한 시간 너무 좋아. 저녁엔 동물온천 게임을 하고 연속극, 뉴스, 유퀴즈, 하트시그널을 봤더니 엄마랑 아빠는 쿨쿨쿨. 다시 찾아온 내 세상. 반면에 남편은 집안일 삼매경이었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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