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4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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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일요일,
익숙한 우리집. 오늘도 아빠 엄마는 없다. 일어나서 머리를 질끈 묶고 고양이 세수를 했다. 고구마랑 두유를 맛깔나게 먹고 나면 그들은 돌아왔다. 채널만 돌리면 나오는 미스터트롯인들의 방송, 전국 노래자랑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일요일 낮. . 자발적으로 수박을 썰다가 살짝 손을 베였다. 피를 보고 마는 이숭이.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러다 큰방에서 엄마랑 TV를 보다 잠이 들었다. 요즘 내 방처럼 자주 들락날락 거리는 엄마 아빠방. 싱글 침대 하나를 차지하고는 가장 편한 자세로 가장 편하게 늘어져 있었다. . 아빠는 모임이 있어 나가셨다. 엄마랑 둘이서 통닭을 시켜 먹기로 했다. 그 많고 많은 가게 중에 고른 곳은 처갓집 양념통닭. 대구에서 자주 먹는 곳이라 굳이 모험을 하지 않는 스타일. 간장이랑 양념 반반과 함께 밥이랑 열심히 먹었다. 후식은 시원한 수박. 만족스럽게 먹고 무한도전 재방송, 런닝맨, 주말연속극,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연달아 쭉쭉 봤다. 거실에 나왔더니 아빠의 선물 꾸러미에 폭풍 감동한 순간. 그선물은 바로 과자 상자. 나무는 좋겠네. . 저녁을 먹고 나서부터 계속 속이 좋지 않다. 더부룩한 상태라 소화가 되기만을 기다려 본다. 다가올 미래는 내다볼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양치질을 하다 말고 변기로 고개를 돌렸다. 분수토 두 번 우웩웩. 오늘도 눈물 콧물 가래로 만신창이가 되어 버렸다. 그럴 때마다 남편을 찾는 이숭이. 하염없이 찡찡찡. 여보 나 목구멍 아포.. . 오늘도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고 온 남편. 잠깐 낮잠을 자고 일어나 외출을 하고 저녁은 빅맥을 먹었다고 했다. 영화 ‘오션스 일레븐’, 이불 빨래, 빨래 개기, 쓰레기 버리기, 공구함 정리 등 부지런하게 보내는 남편의 하루 일과. 참 잘했어요! 만나면 궁디 팡팡 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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