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5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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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월요일, 9시쯤 일어나서 씻고 아침을 먹는다. 속이 편하지 않지만 속쓰리고 울렁거림을 동시에 만나고 싶지 않아서 입을 열었다. 두유랑 고구마 한 개. 비타민D를 액상으로 챙겨먹는데 요것도 요즘엔 비려서 고구마 위에 톡톡 뿌려서 먹고 있다. 나무야 오늘 아침 어때, 괜찮니. . 오빠가 쉬는 날이라 거제로 놀러 갔다. 바다구경을 하면서 드라이브할 때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점점 속이 파도처럼 일렁이더니 나를 흔들어 놓는다. 오빠 집 화장실에 실례를. 그것도 두 번이나 우웩. 낮에는 보통 괜찮은데 차 멀미 때문일까. 오늘 우리가 만나는 목적은 점심을 같이 먹는 건데 나 괜찮을까. 고민하던 찰나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 시계 기똥차네. . 넷이서 한정식을 먹었다. 맛있는 거 먹을 때마다 남편이 생각났다. 그리움 오백개. 언제부터인가 돼지고기에 손이 잘 가질 않는다. 특유의 냄새가 버거워졌달까. 기름진 음식도 부담스럽고 입맛이 시시때때로 바뀌고 있다. 오늘은 생선구이랑 된장찌개, 묵은지, 숭늉에 빠져서 열심히 먹는다. 부디 이 음식들은 배가 지켜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적당히 먹었다. 장날에 들러 구경을 하고 마트에 가서 수박이랑 포도,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사 왔다. 돌아온 시각 3시 30분. 4시부터 7시까지 정신없이 쿨쿨쿨. 엄마 아빠의 음식 냄새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푹 잤다. . 그새 남편은 자전거를 타고 햄버거를 사 왔다. 영화 ‘오션스 12’를 보고 있다고, 빨래를 갠다고, 자신의 일과를 내게 종종 공유했다. 나는 안방에 들어가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 맛있는 녀석들 통영편까지 계속 봤다. 먹지도 못할 음식들이지만 눈으로 먹는 충무김밥, 꿀빵, 다찌 음식들. 그 중에서 라면이 너무 땡기는 밤. 하지만 현실은 양치질과 함께 찾아온 헛구역질과 구토. 웨하스 안 먹을걸..하. 잠이나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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