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7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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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수요일, 어젯밤 일부러 소화도 다 시키고 양치도 늦게 하러 갔는데.. 나의 노력과는 달리 뿜어나오는 분수토. 확인하고 싶지 않은 내가 먹은 것들.. 그 자리에서 두 번을 토하고 좀비가 되어 방으로 돌아왔다. 점심과 저녁에 먹은 김치 때문인지 유난히 뜨겁고 후끈후끈한 목구멍과 속. 내 몸인데 컨트롤하지 못 하는 내가 안타깝다 안타까워. . 아침 일찍 사라진 엄마 아빠. 빈둥빈둥 거실에 자리를 잡고 TV 속으로 빠진다. 아침은 고구마 두유도 아닌 쿠앤크 아이스크림. 엄마랑 밥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 한 통을 신나게 퍼먹었다. 점심은 들깨죽으로 뜨겁고 차가운 속을 달래줬다. 나무야 맛있지? . 오후 3시,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 버스를 타고 갈랬는데 내 시간에 맞춰 엄마 아빠가 외출 시간을 바꾸신다. 덕분에 편하게 시내로 입성. 꽃집에 들러 기분 좋은 꽃내음을 들고 친구를 기다렸다. 늘 반갑고 다정한 내 친구. 평일 낮에 만나는 날이 오다니. 여유롭게, 통영에서 얼굴도장을 찍다니. 예쁜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돈까스랑 김치나베우동까지 맛있게 먹고 버스정류장에서 빠빠이 인사를 나눴다. 안녕. 우리 또 만나. . 칸쵸를 먹고 ‘기막힌 유산’ 연속극을 본다.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 벌러덩 누워있는데 점점 정신이 몽롱해졌다. 꽃보다 할배만 아니면 일찍 자러 갔을 텐데. 1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10시에 엄마가 나를 깨웠다. 오늘도 TV로 떠나는 그리스여행. 아는 곳이 나올 떄마다 우리가 떠났던 여행이 스쳐지나가는 밤. 너무나 소중한 추억, 둘만의 장소. 그리스 최고야. . 남편은 오늘도 집안일 삼매경. 자유시간이 주어졌을 때 제발 쉬라고 했지만 그를 막을 수가 없다. 목공놀이, 왕뚜껑과 라면파티, 수납장 정리와 운동. 12시가 지나서야 그의 하루도 일과도 끝이 났다. 굿나잇 여보. 그나저나 속이 편하지 않은데, 나는 과연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양치도 일찍 끝냈는데 나의 뜨거운 속은 식을 수 있을까. 제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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