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30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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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토요일,
일찍 자야지. 안좋은 속을 붙잡고 새벽 1시 반 넘도록 깨어 있었더니 결국 변기를 붙잡네.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물 한 모금을 마시고 누웠는데 세상이 돈다. 빙빙빙. 몸은 힘들어도 나무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감사한 마음은 계속 가지고 있다. 건강히 무럭무럭 잘 자라기만을 바라는 마음만 가득. . 고구마랑 두유를 먹는다. 쿠크다스까지 먹고 나서야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빵이랑 우유를 사 간다며 먹지 말고 있으란다. 등산과 시내에 다녀오신 아빠 엄마의 손에는 촌두부 두 모, 자두 두 팩, 식빵들과 우유가 한가득이었다. 자두가 먹고 싶다며 노래를 불렀던 나를 위해 2주 전부터 장날, 시장과 도매시장, 마트를 돌아다니신 두 분 덕분에 자두를 구경할 수 있었다. 달걀만한 크기 10알에12,000원이라니.. 사랑 사랑 찐사랑이었다. 두 분께 배꼽인사 세 번하렴 이숭이야. . 오늘도 아빠는 비빔밥을 만드셨다. 깻잎이랑 배, 사과까지 들어가서 식감이 좋다. 촌두부는 어찌나 담백하고, 식빵이랑 모닝빵은 너무 부드러워서 이 모든 걸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 이야기의 끝은 항상 낮잠인 걸로. 안방에서 셋이서 잠을 자고 오후 4시 쯤에 눈을 떴다. 울렁울렁 화장실행 again. . 오빠가 와서 넷이서 먹는 저녁식사. 친정에 와서 편하게 먹는 밥도 오늘이면 끝. 자주 먹은 생선구이도 안녕. 눈을 보며 수다를 떨던 시간도 안녕. 늘어지도록 먹고 자던 나날도 안녕. 습관처럼 담요를 돌돌 감고, 사정없이 돌리던 리모컨 놀이도 안녕. 호기롭게 안방을 차지하던 나무랑 이숭이도 안녕. 숫자놀이를 할겸 벌인 고스톱 놀이도 안녕. 친정에서 지내던 마지막 밤도 안녕. 내일 만날 여보도 안녕.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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