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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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일요일,
두근두근 일요일.
불토를 보내고 3시 쯤 자러간 남편은 10시에 일어나서 집을 나선다.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통영, 우리집. 예상치 못한 분위기에 우리 다 적잖이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좋았다. 이게 얼마만이냐. 2주 만에 만나다니. 오메메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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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이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지난 번에 갔던 샤브샤브집. 라이스페이퍼에 온갖 채소와 고기를 올려 먹었다. 튀김이랑 샐러드랑 같이 정신없이 먹고 별 시덥잖은 농담들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우리. 죽이랑 칼국수, 요거트까지 다 먹고 자리를 일어난다. 오늘은 이서방이 쏜다 쏜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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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변에서 지내는 고양이를 만났다.
나무 근처에서 ‘야옹 야옹’을 외치더니 갑자기 뿅 나타나던 모습이 너무 귀엽다. 남편이랑 둘이서 고양이 매력에 빠지는 시간. 사람 손을 거부하지 않지만, 가끔 할퀴는 밀당 300%. 우리 앞에서 배를 까고 벌러덩 벌러덩, 남편은 오늘도 나뭇가지에 리본을 달아서 신나게 놀아주는 피리부는 사나이 역할. 아, 귀여웠어. 고양이도 남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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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은 늘 아쉽다.
엄마가 오늘도 한가득 챙겨주셨다. 자두랑 빵, 과자 꾸러미, 깍두기랑 부추김치랑 반찬들. 딸은 집에서 두유 두 봉지를 빼돌렸는데, 헤헤. 엄마가 사준 잠옷이랑 기린 쿠션도 야무지게 들고 간다. 차 앞에서 빠빠이 인사를 나누는데 왜 이리 찡한지. 헤어짐을 앞두고 아빠 엄마 눈물을 보니 마음이 너무 무겁다. 엄마 아빠 사랑을 마음껏 받고 가는 통영에서의 2주가 참 짧게 느껴졌다. 또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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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밈 커피과 함께 대구로 향한다.
선물 받은 레몬빵을 소중하게 들고 부릉부릉.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아플 정도로 떠들었더니 아는 길이 나온다. 대구 대구 우리가 왔대구. 우리집이 보인대구. 다시 시작될 대구라이프. 일단 흥겹게 막춤이나 추자. bgm은 라라랜드 연주곡으로 무자비하게 마음대로. 오예. 5월도 이렇게 끝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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