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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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월요일,
6시 45분에 일어난 게 얼마만이더라.
실은 커튼을 안 쳤더니 자다가 몇 번을 깼다. 세상이 밝아서 꿈뻑꿈뻑 깜빡깜빡. 사과를 깎고 자두랑 방울토마토, 삶은 달걀 한 개랑 모닝빵 한개, 요구르트 한 개를 챙겨준다. 오랜만에 남편 간식을 담고 출근 배웅을 하는 아침. 여보 6월도 힘차게 보냅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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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라면 잠을 잤을 텐데 커튼 때문인지 잠이 들지 않는다.
딩굴딩굴거리다 거실로 나왔다. 우쿨렐레 연주곡을 들으면서 컴퓨터를 하던 중에 엄마로부터 연락이 왔다. 뭐 좀 챙겨 먹었냐며, 어제는 안 토했냐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신다. 엄마의 월요일은 늘 대청소. 한결같은 부지런하신 모습에 늘 놀랍고 대단한 우리 엄마. 나는 게으름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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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정리를 살짝 했다.
집을 비운 사이에 정리를 잘 하는 남편이라 꽤 깔끔한 우리집. 이 조용한 집 오랜만이야. 빵이랑 요구르트를 마시고 낮잠을 잤다. 두 시간을 넘게 잔 것 같은데 꿈을 세 개나 꿔서 두통과 피로가 느껴진다. 갈증은 왜 이리 심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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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한 남편이랑 중국집에 갔다.
백짬뽕과 볶음밥을 고민하다가 밥을 선택한 나. 남편은 짜장면을 좋아하니까 볶음짜장으로 결정. 양파도 춘장에 콕콕 찍어 먹는 어른이 됐다. 둘이서 잘 먹고 배 둥둥거리며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오늘따라 산책하는 개들도 많고 동네 고양이 많다. 구렁이처럼 기다란 응가를 하고 모래로 열심히 뒷처리하던 녀석을 몰래몰래 관찰하는 우리. 쾌변하는 고양이에게 부러움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거 되게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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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시작된 6월.
별로 하는 것 없이 늘어져 있어도
우리는 꽉차게 행복할 거야.
나무도 함께 행복하자. 많이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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