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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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수요일,
창문을 열고 자기 시작했다.
자다 보면 봄 이불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곤 했다. 그러다 걷어찬 것들을 주섬주섬 덮기도 하지만, 금방 여름 이불로 바꿔야 할 것 같은 대구 날씨. 통영은 추웠는데.. 아, 내일 35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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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웅을 하고 자다가 남편 연락에 일어났다.
당근마켓 거래를 끝내고 김광석 노래를 듣는다. 오늘의 노래는 ‘사랑이라는 이유로’. 캬. 좋네 좋아. 엄마랑 통화를 하면서 오늘이 수요일임을 알아차린다. 어제 하루 쉬었다고 날짜 감각을 리셋시킨거냐. 빵이랑 요거트, 찹쌀이 콕콕 들어간 쑥떡, 자두 한 알로 배를 채웠다. 엄마는 들깨죽을 끓여 준다고 했던 걸 까먹었다며 아쉬워하셨다. 다음에 끓여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시시콜콜하면서도 냉탕과 온탕의 대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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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문 밖에 도착한 택배 두 개. 하나는 남편의 플라스틱 자, 하나는 내가 주문한 책 두 권. 오래된 책 냄새도 좋지만 새책의 빳빳하고 잉크 냄새도 좋아한다. 내 맘대로 펼친 페이지의 이야기로 나무에게 책을 읽어준다. 읽다 보니 나의 언어 능력이 좋아지는 느낌이랄까. 소리내어 읽는 거 참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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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타 두 모금을 마셨다고 속이 울렁거린다.
화장실에 가서 약간 게워내는데 피가 보였다. 어우. 목공놀이를 끝내고 온 남편을 데리고 중국집으로 갔다. 여기 백짬뽕이랑 볶음짜장 하나요. 짬뽕을 시켰으면서 채소를 안 먹으면 왜 시킨거지. 면이랑 국물만 가려먹다가 남편의 볶음짜장에 눈을 돌렸다. 양념까지 퍼먹고 배 둥둥둥. 선선한 바람따라 동네 한 바퀴 돌고온 우리. 퇴근 후 짧은 저녁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기쁜 하루. 이것도 사랑이어라. 6월 3일 하루 끝. 얼른 누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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