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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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목요일,
요즘 눕는대로 잠드는 남편.
그만큼 피곤하다는 거겠지. 새근새근 자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 조용한 방에서 나랑 나무가 그 순간을 집중하는 그 기분이란. 실은 나무는 뭐 하는지 몰라. 그냥 그렇다고.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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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더웠다 추웠다를 계속 느꼈다.
남편이 출근하고 나서는 창문을 열어두고 누워서 딩굴딩굴. 발끝에 스치는 시원한 바람이 좋아서 사무실에 있는 남편을 부르고 싶었다. 한참을 누워있다가 배가 고파서 거실로 나온다. 점심은 시리얼이랑 식빵 두 개, 자두 한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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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만 있었더니 그리 더운 줄 몰랐다.
오후 3시 거실은 뜨거운 공기 대잔치. 저 밖에서 들어오는 아스팔트 열기와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35도의 대구 날씨. 그래, 대구는 이랬지. 내가 잠깐 잊고 있었네. 선풍기보다 에어컨이 간절해진다. 어우, 이번 여름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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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뭘 먹을지 고민하는 우리.
콩국수, 냉면, 돈까스, 떡볶이랑 김밥 등 여러가지 후보들이 지나간다. 그 중에서 우리는 김밥과 라면으로 결정. 음식을 상상하고 풀가동으로 고민했더니 속이 불편해진다. 헛구역질 대잔치. 어제처럼 조용히 지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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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김밥이랑 왕뚜껑을 열심히 먹는다. 생각보다 김밥이 별로 안 들어가길래 몇 개만 먹고 말았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10화, 11화를 보다가 갑자기 화장실행. 너무나 생생했던 김밥 라면의 불편한 모양들. 어우, 그냥 소화시켜주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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