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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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금요일,
10시 반에 누웠는데 쉽게 잠들지 않는 우리.
나는 바깥에서 들리는 차 소리 때문에, 남편은 더워서 눈만 감고 있었다. 결국은 유리창을 닫고 선풍기를 틀고 나서야 편안한 밤이 찾아왔다고 하는데.. 새벽 네 시 열대야처럼 뜨끈뜨끈해진 공기에 다시 선풍기를 켰다. 여름이네 여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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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회사에 다녀오면 주말이라며 신나게, 응원 가득히 인사를 나눴다. 차가 막히지 않아서 일찍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고 스르르 잠든다. 오늘도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좋아서, 여름 이불이 가벼워서 기분 좋은 순간들로 꽉꽉 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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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남편이 구워놓은 고구마.
밤에 맡는 달달한 고구마 냄새에 잠시 이성을 잃을 뻔했지만 잘 견뎠다. 그리고 점심으로 고구마랑 두유를 먹었다. 수건 빨래를 팡팡 털어 널고 선풍기 하나를 마저 꺼냈다. 분해해서 깨끗이 씻어 널어뒀다가 저녁에 사용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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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자고 일어나 엄마랑 통화를 했다.
점심은 뭐 먹었냐는 질문에 고구마랑 ‘엄마 두유’를 먹었다고 했다. 여기서 엄마 두유는 통영에서 먹던 건데, 내가 몰래 가방에 숨겨왔다. 그걸 깜빡하고 말해버려서 훔쳐온 게 들통났다. 깔깔깔. 서로 머쓱머쓱해 하면서 크게 웃었다. 갈치조림을 먹는다며 먹고 싶으면 오라는 말에 당장 뛰어갈 뻔. 맛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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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저녁을 차렸다.
차린 거라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어제 먹고 남은 김밥은 남편이 부치고 나는 두부를 삶았다. 부추김치랑 깍두기, 김밥전과 두부의 조합은 의외여도 건강을 생각하면서 먹는다. 조각케이크랑 우유 한 잔을 다 먹고 배가 빵빵해진 나. 그리고 ‘슬기로운 의사생활’ 최종화까지 다 본 우리. 웃고 울게 한 이 드라마가 좋아서 참 열심히도 봤다. 아쉬운 마음을 달랠 겸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마트에도 들른다. 오늘따라 걸으면서 헛구역질은 왜 이렇게 나는지. 오늘따라 왜 이리 더운지. 겨드랑이가 마를 새가 없는 하루. 선풍기 에어컨 만세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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