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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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토요일,
거의 밤새 돌아가는 선풍기.
초미풍은 너무 약하고 미풍은 조금 부담스럽다.그 중간 단계가 있었으면 딱 좋았을 바람 세기. 자다 깨고 자다 깨고 몇 번을 깼는지 모르겠다. 곧 에어컨을 틀고 자는 날이 올 것 같은데. 최대의 낭비는 에어컨, 선풍기 켜놓고 이불 덮고 자는 것. 전기세가 무섭지 뭐. 그저 뽀송뽀송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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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지빵이랑 우유를 먹고 출근한 남편.
그 옆에서 아기 참새처럼 한 입을 달라며 입을 벌리고 있는 이숭이. 너무 맛있다며 알랑방구를 뀌고는 과일이랑 달걀을 통에 담아줬다. 나는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 쿨쿨쿨 눈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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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꽈배기랑 우유.
꽈배기 중에서 겉에 빵가루나 카스테라 가루를 묻힌 걸 좋아한다. 게 눈 감추듯 먹어버리고 부족한지 월드콘 하나를 꺼냈다. 씻고 먹는 아이스크림은 시원하고 참 맛있구만. 하트시그널을 보다 말고 청소기를 돌리고 수건을 팡팡 털어 널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흘러내리는 이 곳은 대구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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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구이, 애호박구이, 된장찌개, 돈까스 여러 후보들을 제치고 라면이 나왔다. 백종원 아저씨의 노력에 완도산 다시마가 무려 두 개나 들어간 오동통면. 달걀을 톡! 떨어뜨리고 5분간 맛있게 끓인다. 너구리보다 덜 자극적인 맛에 반한 나는 시원한 면치기를 선보인다. 호로록 호로록. 완두콩밥을 말아서 후루룩 후루룩. 참 맛있게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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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을 먹고 배가 부른 우리는 금세 지치고 말았다.
삼시세끼 어촌 편도 보다말고 갑자기 폰 타임. 각자 놀다가 다시 방으로 들어갈 시간이 왔다. 누워서 좀 떠들어야지. 자고 있을지 놀고 있을지 모르는 나무도 좀 불러보고 편안하게 있어야지. 어제 오늘 잠잠한 덕분에 다행이면서도 불안한 건 왜일까. 나 지금을 누려도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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