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_
_
6월 15일 월요일,
새벽에 이렇게 춥기 있더냐.
초가을이 온듯 찬바람이 씽씽씽. 둘다 오돌돌돌 떨다가 서로의 이불을 뺏았다가 결국은 창문을 덮는 방법을 택한다. 중간이 없는 온도에 우리는 호들갑을 신나게도 떨었다. 새벽 5시, 차를 빼달라는 광주 아저씨의 전화에 깨기도 했지만, 덥지 않아 그냥 다 이해가 됐다.
.
어제 양치질을 끝내고 방심하던 찰나에 다 게워내버렸더니 배고프다고 징징징거린다. 배에서는 유난히 꼬르륵 소리가 크다. 결국 물 한 모금으로 때우고 아침에 요구르트 하나를 들고 쭉쭉 들이켰다. 배가 부르면 속이 안 좋고, 허하면 울렁거리거나 배가 고픈 증상에 매일 매일 눈치게임 중. 피부는 왜 이리 거칠고 푸석푸석한지. 하아.
.
남은 카레를 데우고 후라이를 만들었다.
식은 밥이 있을 때는 그래도 밥을 챙겨먹는데, 오늘은 맛까지 좋다. 우유 한 잔, 자두 네 개까지 먹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이숭이. 빨래를 팡팡 털고 갈증은 콩물 드링킹으로 해결했다. 만복 상태가 되더니 저녁 생각이 사라진다. 과일만 먹어야지.
.
원래 계획대로 되지 않는 법.
남편은 비빔면 두 개를 삶는다. 오이랑 깻잎, 삶은 달걀을 올려서 야무지게 먹는 사람. 그 옆에서 한 입만을 외치는 나는 결국 젓가락이랑 앞접시를 들었다. 호로록호로록. 메론까지 먹고는 오늘도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하고야 만다. 선선한 밤, 남편과 함께 동네를 걸었다. 어떤 주택의 담벼락은 늘 계절을 품고 있다. 5월엔 장미를, 6월엔 능소화를.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핀 오늘의 예쁨을 안고 나란히 걸었다. 발걸음 보폭과 속도를 맞추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월요일. 만세 만세.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