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3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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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화요일, 요즘 우리가 지키고 있는 것 중의 하나. 밤 열시에는 방에 들어가기. 고된 하루를 빨리 마감을 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늘어져 있는 그 시간이 좋다. 각자 폰을 만지다가도 장난을 치고, 좋아하는 영상을 공유하거나 시시콜콜한 대화하는 그 시간을 좋아한다. 무작정 나무를 불러대는 순간을 즐긴다. 덕분에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이 부담스럽지 않다. . 수원으로 출장을 가는 남편. 떡을 꺼내놓는 걸 깜빡했다. 참외랑 방울토마토랑 자두, 삶은 달걀을 통에 담고 요구르트 하나를 옆에 둔다. 그리고 남편이 좋아하는 도마뱀 젤리 한 봉지도 함께. 현관문 배웅도 아쉬워, 창 밖에 내다보고 차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본다. 다정하게 흔드는 우리 손. 잘 다녀와요. . 자다가 코끝을 찌르는 냄새에 깼다. 화요일마다 밖에는 페인트 공사를 하고 있다. 바람을 타라 우리집으로 솔솔 들어왔다. 창문을 닫고 다시 편안한 자세로 시간을 보낸다. 점심은 시리얼이랑 우유. 이미 살이 찌고 임신을 한 거라 덩치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아직 나오면 안 될 배가 두둥실하게 나오고 있어 꽤나 당황스러운 내 몸. 의식적으로 몸무게를 재고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요즘이다. . 남편은 회식을 가고 나는 집앞 마트에 다녀왔다. 우유랑 시리얼, 3분 카레를 샀다. 식은 밥을 위에 매운 카레를 붓고 3분을 데운다. 남편이 만든 반찬이랑 같이 맛있게 먹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씩 나무한테 말을 걸기도 한다. 예를 들면, 나 지금 카레를 먹고 있어, 아빠는 오늘 출장 다녀와서 회식이라 회사 사람들이랑 고기 먹으러 갔대, 나무는 지금 뭐해?, 나무야 고마워 등등. 혼잣말을 하는 내가 어색하지만 그마저도 감사하게 된다. . 기억력이 뛰어나지 않아서 어제 일도, 좀 전의 일도 깜빡하는 나를 위해 조금이라도 기록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고찰보다는 하루 일과를 중심으로 나열하는 글이지만 되돌아보며 빙긋 웃게되는 내 글들. 나와 남편, 나무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남길 수 있어 감사한 순간. 나는 지금에 집중할 뿐이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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