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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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목요일,
10시에 누웠다.
몇 마디 나누다가 잠드는 우리. 많이 잤다고 생각했는데 12시 밖에 안됐고, 물 두 번을 마시고 화장실 두 번을 다녀왔다. 방광을 눌러대던 자극도 점차 사라져 불편하지 않은 상태. 자다가 물을 계속 찾게 되는 걸 보면, 갈증은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임신 주수가 찰수록 양수의 양이 증가한단다. 내 몸이 정수기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니까 물도 자주 마시고,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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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이 잤는데도 몸이 피곤하다.
다행히 남편 컨디션도 괜찮아진 듯하다. 여느 때처럼 간식을 챙겨주고, 따뜻한 물 한잔도 건넨다. 속이 괜찮아지더니 이가 아프다고 했다. 사실 예전부터 아팠는데 요즘 치통이 심한가보다. 다음주에 가려던 치과를 이번 주로 예약을 잡은 거 보면 많이 아픈가보다. 아이참. 매일 꾀병처럼 어딘가가 아프다고 하는 나는 ‘아픔’이 일상적인데, 남편이 아프다고 하면 큰일이 난 것 같다. 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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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하고 스팸을 구웠다.
건강한 음식 먹겠다던 나는 어디로 갔나. 대신 나물반찬이 있으니까 이 정도면 잘 먹은 한 끼였다. 라면을 먹을 생각도 했으니. 그러나 간식은 와일드바디랑 사과즙. 뭐, 뭐든 맛있게 잘 먹었으면 됐지.. 하트시그널도 보고 책도 읽고 잔잔한 음악도 듣고 낮잠도 잤다. 잠을 안 자려고 했는데 누우니까 눈을 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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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에서 삑삑삑 소리가 들린다.
우리만 이해하는 기쁨의 동작으로 서로를 반긴다. 보고싶었다고. 오늘은 어땠냐고, 바빴냐며 서로의 일상을 궁금해한다. 원래는 카레였는데 김치볶음밥으로 바꿨다. 파기름을 내고 야채와 닭고기, 김치를 휙휙 볶는 남편. 부드러운 웍질에 하트뿅뿅. 치즈랑 김가루가 야무지게 들어간 볶음밥이 맛있어서 과식을 하고 말았다. 함께여서 즐거운 둘만의 식사시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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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변비는 아니지만 퐁당퐁당 하찮은 배변활동을 하고 있는 이숭이. 오랜만에 퐁퐁퐁에 만족스러워 하는,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나. 내가 꼭! 반드시! 기필코! 이 변비를 해결하고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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