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6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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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금요일,
떡이 어디갔지? 남편 간식으로 냉동실에서 꺼내둔 쑥떡이 사라졌다. 어제 냉장고 문을 연 것도 기억나는데 떡이 없다. 이리 찾고 저리 찾다가 알게된 사실. 남편이 오늘은 안 먹을 거라고 다시 냉동실에 넣었다고 했다. 오메. 나는 건망증이 더 심해졌는 줄 알고 깜짝 놀랬는데. 그거면 됐다. . 본격적인 변비탈출 프로젝트. 푸룬주스 한 컵을 따라놓고 냄새를 맡아본다. 어, 어디서 많이 맡아본 것 같은데. 우리가 자주 마시던 진한 대추즙 색깔과 맛이 난다. 여기에 길들여진 덕분에 주스도 어렵지 않게 꿀떡꿀떡 잘 마셨다. 공복에 푸룬주스 한 잔, 그냥 물 한 잔. 신호가 오기만을 기다려보자. . 점심은 어제 먹고 남은 김치볶음밥 대신에 다른 걸 먹었다. 남편이랑 점심시간이 맞춰져서 갑자기 햄버거 데이트. 나는 빅맥이랑 한라봉칠러, 그는 베토디랑 스프라이트. 먹다가 어제 남편 허벅지에 있는 퍼런 멍이 생각나서 빵 터지고 말았다. 며칠 전에 생긴 멍을 모르고 있던데 ,출처는 탬버린이었다고 한다. 얼마나 신났으면 영광의 상처가 있는 걸까. 낮잠을 즐기고 일어나 화장실도 다녀왔다. 불쾌한 복통이 있었지만, 배변활동에 의미를 두련다. 1일 1깡이 아닌 1일 1똥을 즐길 수 있을 것인가. . 목공놀이를 하고 온 남편은 집에 와서 카레를 끓인다. 밥을 안치고 재료손질을 끝내놓으면 운명적인 타이밍에 도착하는 남편. 오늘도 감자 많이, 당근 많이, 양파 많이, 완두콩 많이 많이. 누가 보면 콩카레라고 생각할 만큼 완두콩을 쏟아 부었다. 도란도란 저녁을 먹고 늘어질대로 늘어졌다. 각자 폰을 가지고 놀다가 노래부르고 떠들고 노는 시간. 별 걱정없는 금요일. 나무도 오늘 잘 놀았을까. 뭐 하고 있을까. 나무의 하루가 궁금해지는 금요일. 크느라 고생했어. 잘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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