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_
_
7월 1일 수요일,
그래, 커피가 이런 거였지.
신나게 마신 아인슈페너는 밤잠을 설치게 했다. 실외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는 왜 이리 시끄러운지, 자세는 왜 이리 불편한지, 잠은 왜 쉽게 못 드는지. 혼자서 뒤척뒤척. 편안해지려고 배 위에 손을 올려두고 나무를 느끼려했다. 나무는 조용했고, 잠은 오지 않고. 몇 번을 뒤척이자 ‘거 참 되게 부스럭거리네’라고 말하는 남편은 말을 끝내자마자 곯아떨어졌다. 부럽네 부러워.
.
꿈까지 꿔서 눈이 빠질 듯 시린 아침을 맞이했다.
평소처럼 남편 간식을 챙기고 배웅을 하는 시간. 급하게 누르면 탈 수 있을 엘리베이터를 일부러 놓치고 잠시라도 더 같이 보내려하는 우리가 마냥 귀엽고 좋다. 빠빠이 인사를 나누고 돌아와 푸룬 주스를 거하게 한 잔을 들이켠다. 7월은 보다 부지런하자고, 아껴쓰자고 했던 시간을 그냥 쉬는데 다 써버린 이숭이. 별 일 없으면 된거지 뭐.
.
점심은 카레.
저녁은 비빔밥.
독창적이지 않은 우리 밥상. 며칠 전 음식이 돌고 돌아도 질리지 않는 거 보면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 입덧도 괜찮아져 음식 냄새도 잘 맡고 요리를 조금씩 시도하고 있는 요즘. 퇴근 후에 같이 먹는 밥이 이렇게 소중하고 맛있을 줄, 임신 전에는 몰랐지. 남편은 유튜브를 하고 나는 오늘도 고양이 식탁에 빠져있다. 랭킹 50위에 진입하고 솟아 오른 어깨에 뿌듯해지는 보통날 수요일. 이 여름, 7월 첫 시작도 소소하고 잔잔하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