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5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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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일요일, 아빠 배웅할 겸 잠시 일어난 우리. 그 때가 새벽 5시였는데 한참 전부터 부엌에서는 딸각딸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오늘 4시에 일어나셨다고 했다. 평소에 5시도 대단한데 오메메메. 그리고 우리는 다시 쿨쿨쿨 꿈나라로 안녕. 통영은 담요를 하나 더 덮고 잘 정도로, 전기장판을 켜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다. 통영 만세 만세. . 점심메뉴는 집 김밥. 엄마가 밥을 안치고 재료를 거의 준비해놓으셨다. 우리의 목표는 김밥 10줄 싸기. 한 번도 해 본적 없다길래 비닐 장갑을 남편에게 전달했다. 엄마의 시범과 설명과 함께 차근차근 김에 밥을 펴고 재료를 켜켜이 쌓는다. 나랑 비교가 안 될만큼 손끝이 야무진 사람은 김밥을 싸고 마는 것도 참 깔끔하게 만든다. 결국 남편이 10줄을 다 말고 칼질까지 끝냈다. 어묵탕이랑 깍두기랑 먹는 치즈김밥은 꿀맛꿀맛이었다. 나는 밥값을 할겸 설거지를 끝냈달까. 다음에도 만들어 먹어야지. . 놀면 뭐하니를 보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각자 폰을 가지고 놀다가 다시 꿈나라로 쿨쿨쿨. 잊지 않고 고양이식탁 게임도 뿅뿅뿅. 사육당하는 것 같은 일요일. 오후도 선선해서 담요를 똘똘 감고 잠들었다. 외출을 하려다 귀찮아서 자다 보니 남편이 집에 갈 시간이 됐다. 저녁은 또 다시 김밥. 금세 돌아온 밥 시간에 우리는 또 먹고 또 먹고. . 그는 대구로 돌아갔다. 늘 헤어짐은 아쉬워 징징거려 보지만 따라갈 수 없으니 아쉬워만 해본다. ‘아빠’라는 단어가 어색해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나무야 2주 뒤에 보자’. 안 본 사이에 더 자라 있을 나무에게도 인사를 나누고, 떨어져 지낼 우리도 작별인사를 나눴다. 각자 열심히, 즐겁게 잘 지내다 만나요. 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자동차 뒷 모습을 바라보고는, 엄마랑 아빠랑 동네 산책을 했다. 치자나무에 핀 꽃 향기가 좋아서 킁킁킁. 바람이 시원해서 기분좋은 날, 그럼에도 내 정신은 남편에게 가 있는 중.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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