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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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 토요일,
뭐 한다고 늦게 잤을까.
그저께 화장실 변기를 한 번 붙잡은 이후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태. 10일 만의 분수토. 잠깐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입덧이라면 그냥 희망을 주지 마소서. 말은 이렇게 하지만 조용히 잘 지나가면 너무나도 고마울 테야. 어제는 바깥음식을 먹었는데 다행히도 잘 소화해준 내 장기들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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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깨다가 아침에 다시 잠들 때 더 깊게 자는 것 같다. 2-3시간 정도 빠짝 숙면을 하는 그 기분도 나쁘지 않지만, 밤에 잠을 잘 자고 싶다. 다른 얘기지만 불면증인 사람들은 정말 정말 힘들겠다.. 남편은 나보다 일찍 일어나 목공놀이를 하러 떠난다고 했다. 점심도 굶고 취미생활을 하는 집념의 사나이. 대단하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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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는 이모한테 받아온 가래떡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평소 집에서는 시판용 고추장, 카레가루를 넣어서 만드는데 여기는 그 어떤 것도 없다. 다 엄마표 재료들 뿐. 결국은 물음표 가득한 달짝지근한 맛이 완성됐다. 맛있다고 하시지만 내 마음엔 들지 않았던 떡볶이. 다음엔 제대로 보여드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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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큰방에 들어갔다.
몇 마디를 나누고 티비 채널을 돌려보다가 어느새 쿨쿨쿨. 남편은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영화를 보면서 빨래를 하고 수건까지 개었다고 했다. 그 외에도 정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러 간단다. 집안일은 왜 끝이 없냐며 징징거릴 때 나는 막 자고 일어났다고 했더니, 제일 팔자 좋다며 킥킥킥 웃었다. 진짜 나는 천하태평에 먹고 자는 신생아의 삶을 살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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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반에 저녁을 먹는다.
하루 시작이 빠른 곳은 식사 시간도 빠르다. 그 뒤로 먹지만 않으면 저절로 다이어트가 될 것만 같은데.. 선선한 바람과 함께 엄마랑 동네 산책을 했다. 아파트 한 쪽을 왔다갔다 하면 700보가 나온다. 가다가 고양이가 있는 곳에 ‘야옹야옹’ 또 뻐꾸기를 날려보는 이숭이. 오늘도 없다고 아쉬워하던 찰나에 슬슬 걸어오고 있는 얼룩이 발견. 반가워서 쓰다듬어 주고 궁디팡팡팡. 두드려주면 발라당 눕는 얼룩이가 귀여워서 배시시 웃는다. 중간에 앞발로 사냥을 하는 예민함도 있지만, 너가 참 귀엽다. 결국 손가락에 할퀸 자국 획득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우리 자주자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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